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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과학교육은 미래 사회의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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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11 22:30:38 수정 : 2018-06-11 22: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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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꼽고 있는 미래 사회 키워드는 인공지능(AI)으로 모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일 것이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생각하면서 과학교육으로 눈을 돌려보자. 우리의 과학교육이 나름대로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과학교육은 오랫동안 학생들에게 AI 흉내내기식 교육을 강요해왔다.

약 170만명에 달하는 고교생들의 뇌 속 깊숙이 같은 것만 넣어주고 실수 없이 정해진 정답만을 강요하고, 숫자로 이뤄진 정량평가를 통한 한 줄 세우기에 급급해 온 것은 아닐까.

신영준 경인교대 교수·교육학
아직 가보지는 않았지만 미래 사회는 혁명적인 수준으로 바뀔 것이다. 미래 사회에는 획일적이지 않은 문제인식 역량과 다양성의 가치를 조합하는 대안 도출 역량 등이 가치 있을 것이다. 앞서 제시한 우리 과학교육의 현주소는 미래의 교육 구조와는 동떨어져 있으므로 새로운 교육의 꿈을 꾸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꿈은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추고 바른 인성을 겸비해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고 다양한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을 향한 교육과 맞닿아 있다. 이 꿈을 실현하고자 2018년부터 고등학교 과학교과에 통합과학을 도입했다.

얼추 3개월 정도 진행된 이 시점의 통합과학 수업현장은 어떤 모습일까? 2015개정 교육과정은 가르치는 것(teaching)보다는 코칭(coaching)을 희망하며 학생 참여형 수업과 과정중심 평가를 도입했다. 2018년 통합과학 수업은 이 점에서 어느 정도 긍정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또 다른 현실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악몽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2360여개에 달하는 고등학교 현장에 처음 도입된 통합과학 수업현장을 보면 그 과목 명칭에 걸맞지 않게 통합과학 내용을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분야로 나눠 가르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인정하든 그렇지 않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미 융합적이고 통합적인 존재이다. 자연의 산물이든, 과학기술 발전에 의한 산물이든 모든 것은 융합적 존재이다. 고등학교 통합과학은 분절적이고 단편적인 세상보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고등학생이 배우는 공통 교과로 설계된 과목이다.

그러나 일부 학교 현장에서는 단원 쪼개기, 심지어는 차시 쪼개기에 나서고 있다. 안타까울 따름이다. 단원 쪼개기를 할 수밖에 없는 과학 교사들의 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1만2000명에 달하는 고교 과학 교사들은 과학 교사로서의 양성과정을 거쳤음에도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분야만을 지도하는 교육구조의 세월을 오랫동안 지속해 온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통합과학의 성공은 과학 교사에게 달려 있다. 따라서 과학 교사들의 노력과 이분들에 대한 지원을 기대해본다. 더 나아가 교원양성시스템 개편과 교원양성 대학 교육과정 개편, 교사 재연수, 성장하는 교사를 갈망하는 교사학습 공동체 구성에도 노력이 모여야 된다. 이러한 노력은 학생들을 미래 사회에 제대로 적응시키기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이는 나만의 바람이 아니길 바라며 존 레넌의 ‘Imagine’ 노래 가사를 생각해본다.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나더러 몽상가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나뿐만이 아니랍니다)”

신영준 경인교대 교수·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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