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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균
거짓말

신미균

간단히 입고 벗을 수 있다
일상적인 일을 하거나
조깅 에어로빅을 할 때도
사용할 수 있다
입고만 있어도 땀이 난다
가볍고 튼튼하다
모자가 달려 있어
여차하면 떼어서
남에게 뒤집어 씌울 수가 있다
우주인의 멋과 색깔도 느낄 수 있다
한번 입기 시작하면
계속 입고 싶어진다

남녀 공용
프리사이즈다

원은희

우리는 누구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하고 있다. SNS는 익명성을 바탕으로 하므로 타인에 대한 악의적 비방이나 욕설 등을 날리기가 쉽다.

또한,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서 간단하게 옷을 입고 벗듯이 쉽게 타인에 대해 거짓말을 할 수 있다.

처음 거짓말을 할 때는 진땀이 난다.

그러나 거짓말은 하면 할수록 양치기 소년처럼 일상화되고, 그 거짓말이 들통날 경우 남에게 뒤집어씌우기도 한다. 지구인 옷과 달리 우주인 옷은 멋지고 튼튼하다.

가볍게 날리는 거짓말은 쌓이고 쌓여서 마치 우주인의 옷인 양 튼튼해진다. 거짓말은 우주인의 옷처럼 한번 입기 시작하면 계속 입고 싶어진다.

내일은 투표하는 날이다. 누가 모자를 떼어서 뒤집어씌우는지, 누가 간단히 옷을 입고 벗는지를 잘 살펴봐야 할 것이다.

그 옷은 남녀 공용 프리사이즈이기 때문이다.

박미산 시인·서울디지털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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