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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교육감 선거판 흐린 홍준표의 '입'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2018.6.13 지방선거

입력 : 2018-06-11 13:30:39 수정 : 2018-06-11 13: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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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은 박선영(후보) 찍었다.”

6·13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8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서울 송파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국당 배현진 후보 지지 연설을 하다 설화를 자초했다. “오늘 아침에 (사전)투표도 하고 왔다. 교육감은 박선영 찍고 나머지 다 (한국당 후보들의 기호인) 2번 찍었다”고 말해 교육감 선거 개입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교육 소통령’으로 불리는 서울교육감 자리를 놓고 진보(조희연)·중도(조영달)·보수(박선영) 후보가 겨루고 있는데 보수진영 제1 야당 대표가 박 후보를 콕 찝어 지지 의사를 표출한 것이다. 하지만 헌법상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등을 감안, 현행법은 정당이 교육감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못하고, 정당 대표자나 간부 등이 특정 교육감 후보자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때문에 야권 유력 정당의 대표가 특정 교육감 후보를 밀어주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면서 안 그래도 정책대결이 부각되지 않고 있는 교육감 선거판을 더 흐렸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당장 서울교육감 후보들부터 발끈하고 나섰다.

재선에 도전하는 조희연 후보 측은 “관련 사실에 대한 검토를 거쳐 바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더욱 강력한 수단도 고려하고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며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 선관위를 방문해 철저한 조사를 촉구할 계획이다. 서울시 선관위 측은 홍 대표 발언에 대해 위법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박선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8일 오후 서울 강동구 둔촌동역 인근 시장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조영달 후보도 “왜 우리가 교육감 투표에 기호나 정당을 사용하지 않냐”며 “(홍 대표의 박 후보 지지 발언은) 좀 어처구니가 없다. 정치에는 금도라는 것이 아예 없냐”고 홍 대표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선영 후보 측은 “서울교육감 선거는 정당이 후보자를 추천하는 것이 아니어서 투표용지에 기호나 정당명도 없다”며 “서울시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법 논란이 일자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가 누구를 지지하는 선거운동을 한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가) 누구에게 투표했다고 말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도 아닌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강변했다. 지지유세 당시 누가 묻길래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일 뿐 박 후보의 선거운동을 해준 게 아니였다는 것이다. 그는 “송파 배현진 후보 유세를 하면서 ‘오늘 사전투표를 했습니다. 나는 모두 2번 후보를 찍었습니다’ 그랬더니 어느 분이 ‘교육감은 누구를 찍었습니까’ 하길래 ‘박선영 후보를 찍었다’고 했다”며 발언 경위를 설명했다. 이어 “누굴 선거운동 해준 것도 아니고 단순히 투표 후 누구에게 투표했다고 말한 것을 두고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위반이라고 시비를 걸고 있다. 그 정도는 나도 안다”고 덧붙였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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