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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에 착잡한 이란…"타결되면 우리는 더 큰 제재" 위기감

입력 : 2018-06-11 10:10:11 수정 : 2018-06-11 10: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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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 유일한 '악의 축'…대미협상론, 동방접근론 등 외교정책 향배에 이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좌하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이란이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도출할 북한 핵 문제 해법을 통해 앞으로 미국의 대(對)이란 정책을 가늠해볼 수 있고, 이에 따라 자국 외교정책의 방향을 조정해야 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2002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거론했던 '악의 축'(Axis of Evil) 3개국에는 이제 이란만 남은 형국이 됐다. 트럼프 정부의 이란핵합의 탈퇴로 미국과 이란은 다시 적대적 관계로 회귀했다. 
같은 '악의 축'이었지만 우여곡절을 거쳐 미국과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게 된 북한에 대해 이란인들은 11일(현지시간) 착잡하고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두 자녀를 둔 35세의 주부 나즈메 송호리는 AP통신에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 후 자신이 맞아야 하는 인슐린 주사제 가격이 2배로 폭등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면서도 북한과는 합의를 시도하고 있는데, 누가 그를 믿을 수 있겠느냐"고 푸념했다.

미국이 이란핵합의를 파기했듯 북미 핵협상도 미국의 강경 기조로 난항하리라 장담했던 이란 강경파들의 목소리는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잦아들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대신 '미국은 믿을 수 없는 상대'라는 불신감은 더 커졌다.

미국과 이란이 관계를 회복시킬만한 전환점을 찾지 못하고, 앞으로도 더 멀어질 것이라는 걱정도 새어 나오고 있다.

택시운전사인 43세의 만수르 아흐마드푸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협력할 기회를 놓쳤다"며 "한 테이블에서 상대방이 기다리고 있는데 다른 테이블로 옮기는 것은 나약함을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미회담에 집중하는 미국이 이란에 '눈길'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핵 해법이 합의된다면, 이란에 남은 것은 '더 큰 제재'이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정치평론가인 사이드 레일라즈는 "만약 그들이 합의한다면, 이란에 가해지는 압박은 더 강해질 것"이라면서 "그 합의는 어떤 면에서 미국과 중국 간의 합의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9세의 대학생인 샤하브 무사비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합의에 도달한다면 틀림없이 대이란 제재를 추가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왕따 정책'에 저항하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경우, 외교적 대안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일치된 주장이 보이지 않는다.

이란도 북한처럼 미국과의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이란과 여러 분야에서 이해를 같이할 수 있는 중국, 러시아와 가까워지는 게 낫다는 '동방접근론'도 나오는 등 여러 갈래의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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