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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싱가포르 생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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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10 23:16:39 수정 : 2018-06-10 23: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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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70만명인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가는 부자나라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8위이다. 1965년 독립한 이 신생국의 성공 스토리는 믿기지 않는 것이 많다. 리콴유 총리가 취임할 때 실업률이 13%에 달했다. 공산세력이 배후에서 조종하는 파업과 폭동이 일상사였다.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쫒겨날 때는 국가 존립마저 위태로웠다. 군대조차 없었다. 이슬람 국가들에 둘러싸인 싱가포르는 이스라엘에 몰래 지원을 요청했다. 남자들은 신분에 관계없이 모두 군에 입대하도록 했다. 독립 당시 인구가 100만명에 불과했는데 그나마 중국계(76%) 말레이계(14%) 인도계(8%)로 언어가 달랐다. 지휘를 위해 군대 공용어로 영어를 채택했다. 영어가 국가공용어가 된 출발점이다. 군인들이 영국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등 명문 대학에 합격하면 정부가 월급, 생활비, 학비까지 대준다. 군이 고위직 국가 공무원 양성소가 됐다.

우수한 유전자를 퍼트리고 인구 확대를 위해 국가가 대졸 남녀의 교제를 성사시키는 기구를 만들었다. 대졸 여성이 세 자녀를 낳을 경우 일류 학교의 진학권을 제공한다. 총리는 “교육 수준이 낮은 아내를 고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는 연설까지 했다. 초등학교부터 우열반을 만들어 인재 양성에 집중한다.

외국인 눈높이에 맞춘 정책을 보면 독재국가에 가깝다. 껌 판매를 금지했다. 쓰레기를 버리다 적발되면 벌금이 30만원이다. 아파트 베란다에는 이불을 널지 못하도록 했다. 보기 흉하다는 게 이유다. 화장실에서 물을 내리지 않아도 벌금을 물린다. 공직자 청렴도는 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이다. 국가가 임금 인상에 개입하는 국가임금위원회(NWC)를 출범시켜 임금 인상이 생산성을 앞지를 수 없도록 했다. 그 결과, 많은 다국적기업과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국립난공원은 명사들의 방문에 앞서 신품종 난을 출하한다. 권양숙난도 소개됐고, 반기문난도 탄생했다. 이런 노력이 뭉쳐서 세계 최고의 이벤트를 유치하는 결실을 맛보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유치도 그런 노력 덕분이다. 싱가포르 생존법, 우리가 배울 게 한둘이 아니다.

한용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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