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일대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 현재 원자로 하부 외벽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
먼저 방문한 새울 전망대(울산시 울주군 서생면)에서 ‘국내 마지막 원전’이 될 신고리 5·6호기 건설 현장을 확인했다. 면적은 약 257만1900㎡(77만8000평)으로 축구장 360개 크기다. 철근과 콘크리트로 만든 원통 모양의 대형 구조물이 단번에 눈에 들어왔다. 신고리 5호기의 원자로가 설치될 건물로 현재 하부 외벽 공사 중이다. 원자로 건물 주변으로는 수십대의 굴삭기와 트럭이 분주히 움직였다. 원자로는 완성 시 지름 약 50m에 높이 약 80m가 되며 기초 3단, 외벽 17단, 돔(dome) 9단 등 3단계로 쌓아올린다. 작년 7월 기초 3단까지 마친 상태에서 공사가 일시 중단됐던 신고리 5호기 외벽은 17단 중 9단까지 올라가 있었다. 원전의 상징과 같은 둥근 지붕 형태는 내년 상반기쯤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새울원자력본부 박성훈 건설소장은 설명했다.
신고리 5·6호기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지난해 공사가 중단됐다가, 국민의 결정으로 겨우 살아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는 2017년 7월 14일 공정이 28% 진행된 총 사업비 8조6254억원의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그러나 원자력 업계와 일부 지역 주민 등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자 정부는 시민에게 건설 여부를 묻는 공론조사를 진행했다. 공론화위원회는 3개월의 숙의를 거쳐 10월 20일 정부에 건설 재개를 권고했다. 작년 10월 25일 자정에 다시 시작된 공사는 약 7개월 뒤인 현재 34% 완료됐다. 준공 시기는 2022년 3월(5호기)과 2023년 3월(6호기)로 5개월씩 미뤄졌다.
40년의 세월을 느끼기 힘들 만큼 고리 1호기 내부는 잘 관리돼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원전의 심장박동은 뛰지 않는다. 이에 따른 현장 인력들의 아쉬움도 묻어났다. 한수원 관계자는 “고리 1호기는 기술인력을 양성하고 건설기술을 자립케 한 원천으로 우리나라를 원전 강국 세계 6위에 오르게 한 기반이었다”며 “국내 최초로 한 주기 무고장 안전운전을 5주기 연속 달성할 정도로 우수한 성과를 낸 만큼 운영 정지에 따른 아쉬움은 있다”고 밝혔다.
한편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에 따르면 한수원은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에 따른 협력업체 보상금액 1226억원 중 1080억원을 지급한 상태로, 약 146억원이 미지급 상태다. 한수원은 “협력사들의 증빙서류를 보완하고 검토하느라 보상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울산=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