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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무기 제조 가능성 견제?…"日 플루토늄 삭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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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10 16:45:18 수정 : 2018-06-10 16: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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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일본이 보유 중인 원자폭탄 6000발 분량의 플루토늄 47t의 삭감을 요구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등은 일본 정부에 플루토늄의 적절한 이용·관리와 함께 보유량에 상한을 설정해 감축 대책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플루토늄은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 과정에서 생기는 것으로, 핵무기의 원료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미국 측이 핵확산 금지 관점에서 우려를 보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이는 플루토늄을 재이용하는 핵연료사이클 정책을 추진하는 일본의 원자력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보유량 증가를 억제하는 상한제를 도입해 미국 측에 이해를 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플루토늄 제조는 핵무기로 전용할 수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있다. 하지만 자원이 빈약한 일본은 재처리를 해서 원전에서 재이용하는 것을 미·일 원자력협정에서 인정받았다. 비핵보유국이면서 재처리가 용인되는 나라는 일본 뿐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 ‘잠재적 핵보유국’으로 분류된다. 필요한 기술력도 확보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단기간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본은 원전 등에 연료로 소비할 예정이었으나 2011년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이후 모든 원전이 정지됐다. 그 이후 재가동이 추진되고 있지만 반대 여론에 재가동이 더디고, 플루토늄을 연료로 재이용할 수 없어 계속 쌓였다. 이미 원자폭탄 약 6000발에 상당하는 약 47t에 달한다.

핵무기 전용 위험이 있는 플루토늄을 일본이 쌓아두는 것은 중국 등으로부터 “불필요한 우려를 부른다”는 비판도 나온다. 미국은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핵확산 금지에 대한 단호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일본을 특별취급할 수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일본의 플루토늄 관리를 맡고 있는 원자력위원회는 플루토늄 보유량을 줄여 현재의 수준은 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을 이달중이라도 결정할 전망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로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재처리공장(일본 아오모리현)의 가동도 보류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의 상한제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6월 하순이라도 보고하는 방향으로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전력 대기업으로 구성된 전기사업연합회에 플루토늄 보유량을 줄이도록 의뢰했다. 재가동이 추진되는 원전에서 우라늄·플루토늄 혼합산화물(MOX)을 원전에서 소비하도록 요구했다. 전력회사들은 일본 내 원전에서 MOX를 소비해 왔으나, 자사의 원전에서 발생한 분량에 한정했을 뿐 타사에서 발생한 것은 원칙적으로 이용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타사로부터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저항감이 강해 해당 지자체의 반발도 예상된다. 실현되려면 장벽이 높다는 얘기다.

아베정권은 원전을 일본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를 위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일본 국민의 거부감이 여전히 강한데도 원전 재가동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하지만 이는 플루토늄 보유 명분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는 관측도 나온다. 모든 원전이 정지되고 플루토늄을 모두 국외로 반출하게 될 경우 잠재적 핵보유국이라는 지위도 사라지게 되기 때문이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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