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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정치 이끄는 ‘파워 엘리트’·경제 지탱하는 ‘달러 히어로즈’

입력 : 2018-06-09 03:00:00 수정 : 2018-06-08 20: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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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누가 북한을 움직이는가 제작팀 지음/가나출판사/1만5800원
누가 북한을 움직이는가/KBS 누가 북한을 움직이는가 제작팀 지음/가나출판사/1만5800원


28살에 최고 권력자에 오른 김정은. 7년 전 그는 위태롭게 보였고, ‘북한 붕괴론’이 힘을 얻었다. 그러나 지금 김정은은 명실상부한 북한의 수령으로 자리 잡았다. 김일성이 국가 목표를 정치사상 강국으로 잡았다면, 김정일은 군사 강국을 지향했다. 지금 김정은은 어떤가. 김정은이 선택한 길은 인민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경제 강국 노선이었다.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넘어가는 권력승계 과정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국가비전이었다고 한다. 올 신년사에서도 김정은은 경제를 강조했다. 인민에게 더는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 지난 7년간 그는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용적인 인물 발탁에 힘을 쏟았다. 지금 김정일 시대 인물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운구 7인방’으로 불린 장성택, 김기남, 최태복 등은 사라졌다. 운구 7인방 중 김정은 옆에 있는 사람은 김정각뿐이다.

이 책은 ‘파워 엘리트’와 ‘달러 히어로즈(해외노동자)’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북한을 해석한다. 우선 파워 엘리트의 변화다. 왕조국가의 세습은 왕만이 아니었다. 신하에게도 있었다. 조선 시대에 노론 명문가니 소론 명문가니 하는 게 그들이다. 북한에도 세습 기득권층이 있다. 김일성과 함께했던 빨치산 가문이 그들이다. 대표적인 이가 최룡해로 최현의 둘째 아들이다. 최현은 김일성의 빨치산 동지로, 인민무력상을 지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권력지도는 크게 변했다. 확실히 김정은 시대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국회의원)은 나이가 젊어지고, 출신지역과 출신대학이 다양해졌다. 대의원 중 55%가 바뀌었다. 빨치산 세습 비율도 급격히 줄었다. 세습이 아닌 실력으로 올라온 인물들이 많다는 뜻이다. 사실상 대폭적인 물갈이다. 파워 엘리트의 확실한 세대교체는 김정은의 사람으로 채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정은의 경제실용주의로 매진하는 권력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의미다.

북한 경제에서 ‘달러 히어로즈’를 빼놓을 수 없다. 북한 노동자들은 세계 각지로 송출되었다. 10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벌어들이는 돈만 매년 2억~3억 달러. 취약한 북한 경제로선 상당한 돈이다. 이들이 벌어들이는 돈 중 대부분은 당과 국가로 흘러들어간다는 것은 상식이다. 노동자들이 손에 쥐는 돈은 얼마 안 된다. 하지만 이 작은 돈으로 북한의 장마당이 굴러간다. 현재 북한의 장마당은 초기 시장경제의 모습을 띠고 있다. 장마당을 통해 일반 북한 사람들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한다. 자연 국가가 관여할 부분이 적어지니 충성심이 느슨할 수밖에 없다. 올해 초부터 실행에 옮겨진 김정은의 경제병진노선은 이런 맥락에서 시작되었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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