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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선] 남북 단일팀보다 상시 교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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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07 21:49:39 수정 : 2018-06-07 21: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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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남북정상회담 직후 체육계는 8월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에 대한 희망에 부풀었다. 탁구와 농구를 필두로 7개 종목에서 단일팀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특히 여자탁구는 지난달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7년 만에 극적인 단일팀을 성사시키며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기세를 몰아 아시안게임 단일팀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 탁구계의 복안이었다.

다만 탁구뿐 아니라 단일팀을 추진하는 모든 경기종목 단체가 내건 전제조건이 있었다. 단일팀으로 인해 남측 선수들의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추진 과정에서 남측 선수들이 북한 선수들의 합류로 인해 엔트리에서 빠지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거셌던 것을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의 배려로 엔트리 확대가 결정돼 남측 선수들의 피해 없이 단일팀이 성사될 수 있었다. 

송용준 문화체육부 차장
아시안게임에서도 남북화해 무드에 편승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각 종목 국제경기연맹(IF)의 협조를 내심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지난달 OCA와 협상을 위해 스위스 로잔으로 날아갔지만 그가 들고 온 것은 엔트리 확대 불가 방침이었다. 이에 따라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기존 대표팀이 없어 엔트리 확대가 불필요한 드래곤보트 종목에서 단일팀을 계획한 대한카누연맹만이 단일팀 추진이 가능한 유일한 경기단체가 됐다.

여기서 알 수 있듯 앞으로 많은 국제대회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이 논의될 수 있지만 매번 엔트리 확대라는 배려를 기대해야 한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IOC나 IF들이 처음 한두 번이야 대승적 차원에서 엔트리 확대를 인정해 줄 수는 있겠지만 계속해서 특혜를 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적 벽으로 인해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남북 단일팀 논의가 사그라들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당장 눈앞의 이벤트성 단일팀에 매달리기에 앞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북한이 하나의 팀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상시적인 남북 체육교류가 절실하다. 각 경기단체가 꾸준히 남북 교류를 하다 보면 상호 신뢰가 쌓이게 되고 각각의 실력과 수준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게 된다. 이는 객관적인 기준과 시각에서 단일팀을 구성할 여건을 낳을 수 있다. 엔트리 확대 없이 남북이 합동으로 대표 선발전을 치르는 수준까지 발전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물론 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얼마나 자주 만나고 대면하느냐에 따라 그 기간은 짧아질 수 있다. 우선 18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리는 남북체육회담이 첫걸음이 될 것이다. 이 자리에서는 아시안게임 남북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뿐 아니라 통일농구대회 개최와 8월 창원 세계사격선수권대회의 북한 참가 문제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이렇게 하나씩 교류의 폭을 넓히면서 아래로부터의 단일팀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남북체육교류의 방향이라 할 수 있다.

송용준 문화체육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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