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세계일보가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공보물을 전수 분석한 결과 민주당 후보들에는 모두 문 대통령의 사진이 들어가 있었다. 높은 대통령 지지율을 등에 업은 ‘문재인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 셈이다. 반면 한국당 광역단체장 후보 공보물에는 홍준표 대표 사진이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았다.
광역단체장 후보 중 문 대통령을 가장 많이 넣은 이는 민주당 김영록 전남지사 후보다. 김영록 후보 공보물에는 문 대통령이 얼굴이 7번 나온다. 12면의 공보물 중 4, 5번째 면에 문 대통령 사진이 집중 배치돼 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그는 문 대통령과 함께 나온 사진 여러장을 조각해 붙였다. 소개 문구로 문 대통령과 ‘바로 통한다’고 강조하며 정권 실세임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반면 한국당에서는 홍 대표가 영입한 인사조차 공보물에 홍 대표를 넣지 않았다. 홍 대표가 재보선을 위해 영입한 송파을 배현진, 천안갑 길환영, 노원병, 김천 송언석 후보의 공보물에도 홍 대표와의 인연을 강조하는 사진이나 문구는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평소 “홍준표 대표는 내 정치적 멘토”라고 말하며 홍 대표의 사람으로 통했던 부산 해운대을 재보선에 출마한 김대식 후보(여의도연구원장)공보물에도 홍 대표는 없었다. 광역단체장 후보뿐 아니라 국회의원 재보선 후보마저 ‘홍준표 패싱’을 이어간 셈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과거 새누리당 후보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을 많이 쓴 것처럼 이번에 민주당 후보들이 인기가 높은 문 대통령을 쓰는 것”이라며 “홍준표 대표를 아무도 안 썼다는 건 그만큼 홍 대표의 당 장악력이 높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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