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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 경호·보안 가능한 ‘섬 속의 요새’

입력 : 2018-06-06 19:19:57 수정 : 2018-06-06 22: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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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장소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 / 北·美, 회담 세부 일정 미공개 / 다리 등 차단땐 진입 불가능해 / 섬 주변 해양 통한 접근도 봉쇄 / ‘햄버거 회담’·해변 산책 가능성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어떻게 진행될지 하나씩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 있는 카펠라 호텔에서 회담한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이 회담이 현지시간으로 오전 9시에 시작된다고 공개했다.

북·미 양측은 그러나 이 회담이 어떻게 진행될지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두 정상은 회담이 아침 일찍 시작되기 때문에 전날 싱가포르 현지에 도착해 별도의 숙소에서 1박을 한 뒤 센토사 섬으로 아침 일찍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은 관행적으로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 순으로 진행된다. 일단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오전 9시에 통역 및 한 명 정도의 배석자를 두고 단독 회담을 한 뒤 핵심 관계자들이 배석하는 확대 회담을 갖게 된다. 이번 회담은 이례적으로 이른 시간에 시작되기 때문에 단독 회담에 이어 곧바로 확대 회담을 한 뒤 오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측은 두 정상이 함께 오찬을 할지, 별도로 오찬을 한 뒤 오후 회담을 열고 만찬을 함께 할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회담이 끝난 뒤 합의사항을 어떻게 발표할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북·미 양측은 판문점 실무 준비회담을 통해 두 정상이 발표할 ‘공동 코뮈니케’를 집중적으로 협의해왔다.

두 정상 간 회담이 다음 날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측은 그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둘째 날에 문재인 대통령이 전격 합류해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이 열리고, 종전 선언 행사가 있을 수 있다. 회담의 세부 일정이 확인되면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합의사항이 나올지 그 윤곽이 드러나게 된다.

회담이 열리는 ‘센토사’는 말레이어로 ‘평화와 고요’를 뜻한다. 싱가포르는 이번 회담 기념주화를 만들면서 ‘평화회담’이라고 명명했다. 핵 공격 위협을 주고받던 북한과 미국이 ‘평화와 고요’의 섬에서 ‘평화회담’을 한다.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서 해변까지 걸어나가는 데는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해변에서 단둘이 걸으면서 남북 정상의 4월27일 판문점 ‘도보 다리’ 산책이나 북·중 정상의 중국 다롄(大連) 회동 당시의 ‘해변 산책’과 같은 명장면을 연출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 후보 시절에 김 위원장과 햄버거를 함께 먹으면서 회담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어 이번에 ‘햄버거 회담’이 실제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세기의 회담’ 열리는 곳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2일 정상회담을 진행할 장소인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 전경.
싱가포르=로이터연합뉴스

카펠라 호텔이 회담 장소로 선정된 이유로 완벽한 경호와 보안이 가능하다는 점이 꼽힌다. 센토사 섬은 넓이 4.71㎢의 연륙도(島)로 싱가포르 본토와 연결된 700m 다리와 모노레일, 케이블카만 차단하면 외부에서의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싱가포르 당국은 섬 주변 해역을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해 해양을 통한 접근도 봉쇄한다. 두 지도자는 요새와 같은 곳에서 시위대 등 외부인의 방해를 받지 않으면서 세기의 담판을 지을 수 있다.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디자인한 카펠라 호텔은 폰티액 랜드그룹이 소유하고 있다. 호텔 객실은 112개이고, 2009년에 오픈한 최고급 휴양시설이다. 붉은색 지붕에 콜로니얼 양식으로 5성급이며 주변에 여러 개의 리조트와 호텔, 2개의 골프 코스, 테마파크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센토사 섬은 영국 식민지 시절에 영국군 주둔지로 사용됐고, 1965년 독립한 싱가포르 정부는 2년 뒤 영국으로부터 돌려받아 관광지로 개발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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