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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6·13 민심 현장 르포] "대통령 잘하니 김경수 밀어야" "도지사 해본 김태호가 낫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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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06 19:26:00 수정 : 2018-06-06 22: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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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경남/“힘 있는 후보가 돼야 지역 발전 / 드루킹… 뭐 그럴수도 있는 거제” / “솔직히 민주당 뽑기 좀 꺼려져” / 보수층서도 홍준표 평가 엇갈려 / 김경수, 여론조사서 김태호 앞서 “이번 선거는 파란 거(더불어민주당) 찍어줄라고 하는 선거 아이가.”(민주당 지지자)

“김태호가 인물로 봐서 김경수보다는 훨씬 낫지.”(자유한국당 지지자)

지난 5일 밤 경남 김해 내외동 먹자골목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던 김동욱(33)씨가 불콰해진 얼굴로 말했다. 그는 “시의원에 누가 나오는지 공보물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아 잘 모른다”면서도 “이번에는 당을 보고 1번으로 밀어주려 한다”고 했다. 반면 6일 진주 중앙시장에서 만난 홍옥경(55)씨는 “김태호(한국당 경남지사 후보)가 경력으로 보나 인물로 보나 김경수(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보다는 낫다”며 “여론조사에서 20% 이상 차이가 난다 어쩐다 하는데 (투표함을) 까 보면 알겠지만 택도 없는 소리”라고 목청을 높였다.

6·13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이날 경남 지역 민심은 조용하면서도 갈피를 잡아가고 있었다. 경남지사는 지금까지 보수정당 후보가 승리했다. 진보 성향 후보가 당선된 적은 2010년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유일했다. 지역별로 따지자면 동부경남보다는 서부경남이, 서부에선 해안지역보다는 산간지역이 보수 성향이 더 강하다. 하지만 이틀 동안 만난 경남 유권자들의 ‘표심’은 지역, 연령과 상관 없이 지난 선거들과는 분명 달랐다. 
김경수

◆“대세는 김경수… 문 대통령에 힘을”

창원 토박이인 택시기사 이모(66)씨는 “전에는 홍준표, 김태호를 찍었지만 이번에는 김경수를 찍을 생각”이라고 했다. 이유를 묻자 “그때는 (김경수가) 지금처럼 힘이 없지 않았느냐”고 되묻는다. 이씨는 “흐름이라는 게 있지 않느냐”며 “대통령이 잘하고 있으니 힘을 모아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주에서 만난 안영숙(58)씨도 “경남 발전을 위해서 김경수 후보가 되는 게 낫다”며 “힘 있는 여당 후보가 당선되면 아무래도 경남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드루킹 사건’(민주당원 불법 댓글조작 사건)은 예상보다 지역 유권자들 결정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듯 보였다. ‘드루킹’을 들어본 적은 있지만 지사를 뽑는 데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반응이 많았다. 김해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53)씨는 “돈을 얼마를 줬다던가, 얼핏 듣기는 했는데 뭐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니겠느냐”며 “누가 되든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크게 앞선 것으로 나온다. 방송 3사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경수 후보의 지지율은 43.3%로 김태호 후보(27.2%)를 16.1%포인트 앞섰다. 앞서 MBN·메트릭스코퍼레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김경수 후보는 48.2%, 김태호 후보는 27.1%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경수 캠프의 이철희 총괄상임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여론조사는 수치보다 흐름이 중요한데, 우리 후보가 모든 조사에서 일관된 흐름으로 앞서고 있다”며 “흐름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저희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려는 노력에 집중하면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태호

◆“인물이야 김태호제, 일 잘하더만”

인물 경쟁력에 있어서는 김태호 후보가 낫다는 민심도 만만찮다. 김해에 있는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김옥선(58)씨는 “도지사도 해본 사람이 잘할 것”이라며 “김태호는 전에 지사를 할 때도 잘했고, 경남에 대해서도 더 잘 알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번 선거에서 야당을 찍어 여당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같이 장을 보러 나온 진주 시민 천선희(58)씨와 전민순(56)씨는 “누가 뭐래도 우리는 한국당”이라며 “경남까지 넘어가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전임 지사인 한국당 홍준표 대표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전씨는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사람이 그래도 홍준표밖에 더 있느냐”고 했고, 천씨는 “그래도 홍준표는 말을 너무 함부로 하는 것 같아 내키지 않는다”고 했다.

젊은 층에서도 “민주당을 찍기는 좀 그렇다”는 의견이 나왔다. 진주 토박이인 강경민(32)씨는 “솔직히 민주당을 뽑기는 좀 꺼려진다”며 “그렇다고 요즘 돌아가는 모양을 보면 한국당을 찍기도 애매하다”고 말했다. 강씨는 “(대안이라고 말하는) 거기(바른미래당)는 투표해봤자 사표밖에 더 되겠나”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유근 후보 지지율은 선거운동 내내 한 자릿수다.

김태호 후보가 결집을 노리는 ‘샤이 보수’의 존재도 확인할 수 있었다. 창원의 한 택시기사에게 지지 후보를 묻자 “그런 말(지지 후보)을 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무슨 말을 하겠나”고 말을 흐린다. 당만 괜찮았으면 별 고민 없이 2번을 찍었을 것이라는 속내가 전해졌다.

김해·창원·진주=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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