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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가 시작되면서 요란한 로고송과 운동원들의 율동이 시선을 끈다. ‘깜깜이 선거’라는 말이 나올 만큼 관심이 시들하지만 후보들은 자신을 알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로고송은 거리 율동, 유세차 홍보 때 중요한 홍보 수단이다. 유권자 이목을 끄는 흥겨운 리듬과 후보자의 특징을 잘 표현한 가사가 맞아 떨어져야 한다. 한 광역단체장 후보는 얼마 전 로고송 제작비로 770만원을 썼다고 공개했다. 오죽하면 "잘 만든 로고송 하나가 열 정책 부럽지 않다"고 할까.

‘로고송 전쟁’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엄지척(홍진영), 아모르파티(김연자), Cheer up(트와이스), 캔디(H.O.T) 등 20곡을 골랐고 자유한국당은 아기상어(미국 구전동요), 사랑의 배터리(홍진영), 무조건(박상철), 뿐이고(박구윤) 등 14곡을 선택했다. 가장 인기 있는 가수는 단연 홍진영이다. 바른미래당도 홍진영의 ‘잘가라’를 로고송으로 채택해 3당이 같은 가수의 히트곡을 나눠 가졌다. ‘선거 로고송의 제왕’ 박현빈의 ‘오빠만 믿어’ ‘빠라빠빠’ ‘샤방샤방’은 단골손님이다.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불러 재미를 본 ‘무조건’은 그 이듬해 18대 총선에서 184명의 후보자가 쓰는 진기록을 남겼다. 여전히 트로트가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선거 로고송 시초는 1960년 3·15부정선거 때 불린 영화 ‘유정천리’ 주제가다. 제4대 대선 한 달여 전 조병옥 민주당 후보가 갑자기 사망하자 지지자들이 ‘가련다 떠나련다 해공 선생 뒤를 따라(중략) 춘삼월 십오일 조기 선거가 웬 말이냐’로 개사해 불렀다. 정치권에선 역대 대선의 최고 로고송으로 ‘DOC와 춤을’을 꼽는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는 자신의 영문 이니셜과 어울리고, 젊은 이미지를 지닌 인기그룹 DJ DOC의 유행가를 개사해 공전의 히트를 쳤다. 이를 계기로 로고송의 가치가 훨씬 높아졌다.

로고송은 ‘선거 운동의 꽃’이다. 유세장 주목도를 높여 후보자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당락을 좌우하기도 한단다. 이번 선거에선 어떤 로고송이 후보자들을 웃고 울릴지 지켜볼 일이다.

채희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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