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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정의 원더풀 남태평양] 인어공주처럼… 산호초 사이사이 열대어와 숨바꼭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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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08 10:00:00 수정 : 2018-06-16 17: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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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제도 아이투타키 / 목선 타고 삼각형 모양의 아름다운 산호섬 투어 / 모래톱… 하얀 백사장… 로맨틱 허니문 여행 강추 / 원풋섬 가면 여권에 발바닥 도장 ‘꾹’… 추억 저장
이른 아침, 크루즈 객실 발코니 밖은 그림책에서나 볼 것 같은 하늘과 푸른 바다가 티끌 하나 없이 펼쳐져 있다. 바다 위에서 여행이 사흘째에 접어들었지만, 창밖 풍경은 여전히 현실로 다가오지 않는다. 마치 아름다운 사진 속으로 뛰어든 듯한 착각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크루즈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잔잔한 물결 위에 떠 있다. 잠든 새벽 이미 쿡제도 아이투타키에 도착한 것이다. 발코니에 나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셔틀 보트가 크루즈선으로 다가오고 있다. 느긋했던 아침이 갑자기 분주해진다. 오늘은 가능한 한 일찍 셔틀 보트를 타고 섬으로 들어가려 한다.

크루즈에서는 도착하는 섬마다 다양한 여행 프로그램을 준비해 놓고 있지만 크루즈가 아닌 현지에서 직접 운영하는 여행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다. 현지에서 직접 운영하는 관광 프로그램을 이용해 볼 생각이다.

바닥의 하얀 모래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바다를 지나 섬에 다다른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열대의 꽃향기가 코를 간질거린다. 섬에서 운영하는 관광안내소에 들러 전통 목선으로 섬을 둘러보고 인근 무인도에서 휴식을 취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목선으로 이동하기 위한 작은 버스에 오르니 낯익은 크루즈 승객들과 일반 관광객들이 함께 있다. 현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크루즈보다 경제적으로 저렴하다. 미리 예약을 못했거나 비용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전통 문양으로 장식한 작은 목선에 오르니 가이드가 섬 투어 내용을 설명한다. 배를 이용해 아이투타키를 둘러보고 스노클링과 정글 투어, 선상에서 점심 식사가 포함된 일정이다.

아이투타키는 쿡제도 주도인 라로통가에서 220㎞, 비행기로 45분 거리에 있는 아름다운 산호섬이다. 전체 육지 면적은 작은 15개 섬을 합쳐 18㎢에 불과하며 1800명이 거주하고 있다. 태평양 해저에서 4000m나 솟아 있는 삼각형 모양의 환상 산호섬으로 잔잔하고 투명한 바다와 산호가 만들어낸 절경으로 유명하다. 섬에는 고가 휴양리조트부터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까지 다양한 숙박시설이 있다.

1595년 스페인 탐험가 알바로 데 멘다나가 푸카푸카를 방문한 이후, 윌리엄 블리그 선장이 1789년 항해할 때까지 아이투타키의 아름다움은 세상 밖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에는 꼭 한 번은 방문해 봐야 할 남태평양의 관광지로 유명하다. 특히 낭만적인 분위기로 기억에 남는 신혼여행을 원하는 신혼부부와 사막 섬에서 빛나는 일몰을 배경으로 한 프러포즈를 꿈꾸는 연인들로 인해 허니문 섬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전통 문양으로 장식한 작은 목선에 오르니 가이드가 섬 투어 내용을 설명한다.
작은 목선이 해안가를 따라 나아간다. 해변은 관광객으로 붐비지 않고 조용하다. 작은 섬 주변으로 어느 곳에나 새하얀 백사장이 펼쳐져 있고, 고개를 돌릴 때마다 아름다운 경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목선 테이블 위에는 환영의 코코넛 음료가 놓여 있다. 전통 음악을 들으며 아름다운 바다로 나아간다. 정글이 우거진 작은 섬에서 가이드 안내에 따라 울창한 정글을 경험하고 숲 속에서 세상에 갓 나온 아기 새들도 만나본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어린 새들은 아직 날지 못해 관광객들이 다가가도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한다. 섬 뒤편 해안가 바위에는 찰랑거리는 파도 속에 숨어버린 게들과 해삼들도 가득하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물고기들은 발목이 잠길 만한 낮은 바다에서 이리저리 무리지어 파도에 실려 다니고 있다. 산호와 거대한 조개 보호구역, 수백종의 열대 어종이 살고 있는 다채로운 생태계를 경험하니 신비롭기 그지없다.

 
배를 이용해 아이투타키를 둘러보고 스노클링과 정글 투어, 선상에서 점심 식사로 즐거운 일정을 보낸다.
정글 섬을 벗어나 석호와 그 자체로 놀라운 모래톱, 산호 능선 등을 둘러본 후, 설탕같이 고운 모래로 채워진 얕은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한다. 살아 있는 다양한 물고기들이 주위를 감싸며 함께 물에 떠 있다. 맑고 투명한 바닷물에서 물놀이로 시장기가 느껴질 때쯤 목선 위에 점심이 차려진다. 쿡제도 요리는 코코넛을 이용한 요리와 물고기들이 많다. 코코넛 소스를 바른 회(이카마타), 여러 음식을 넣은 빵나무 열매 등이 야채와 과일에 둘러싸여 한 상 가득하다. 식사를 즐기는 시간 동안 뱃머리에서는 코코넛 따기 시범이 펼쳐진다. 목선 스태프가 기타를 치며 음악을 들려주고 관광객들은 서로 담소를 나누며 태양 아래 여유를 즐긴다.

아라우라로도 불리는 아이투타키는 다양한 아름다운 작은 섬들을 품고 있다. 북쪽 끝에 있는 마운가푸는 길이 125m의 작은 섬이지만 30분 정도의 하이킹으로 섬을 둘러싼 석호의 아름다운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원풋섬으로도 알려진 타푸아에타이에서는 우체국에서 여권에 도장을 찍고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아티우에서는 아름다운 풍경과 훌륭한 해변에서 산책과 일광욕을 즐길 수 있으며 서쪽 연안에는 쿡 선장의 상륙장소라고 여겨지는 오라바루 해변이 자리하고 있다. 썰물에는 암초를 따라 해변에서 코랄 가든까지 걸으며 얕은 바다에 갇힌 많은 열대어를 구경할 수도 있다. 원풋섬으로도 알려진 타푸아에타이에서는 우체국에서 여권에 도장을 찍고 추억을 남긴다. 미처 크루즈에서 여권을 챙기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다른 친구 여권의 발바닥 모양 도장을 사진으로 남겼다.

아이투타키는 예쁜 모투(작은 섬들)로 덮인 삼각형 석호의 구석에서 시작해 관광객에게 인상적인 마라에(유럽인이 오기 전에 있던 종교 집회소)까지 자연과 역사적으로 흥미로운 곳이다.

밤에는 쿡제도에서 가장 멋진 전통 댄스와 음악 공연을 볼 수 있지만 크루즈 선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아루탕가에서 1828년 세워졌다는 교회를 마지막으로 둘러보고 다시 처음 출발했던 관광안내소로 돌아왔다. 쿡제도 주도 라로통가에서 일일 투어로 온 관광객들은 작은 항공기를 이용해 다시 라로통가로 돌아간다고 한다. 관광객들을 작은 공항에 내려준 버스가 항구로 돌아오니 셔틀 보트가 눈에 들어온다. 환상적인 산호섬에 머물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후 늦은 햇살을 받으며 다시 셔틀 보트에 오른다.

박윤정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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