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안충훈 셰프의 ‘미식에 美치다’] 짭짤한 프로슈토와 찰떡궁합

입력 : 2018-06-07 19:48:50 수정 : 2018-06-07 19:48:5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버섯 샐러드
레스토랑에 가면 보통 에피타이저나 샐러드를 주문하는데 메인 음식 전에 입맛을 돋우는 데 필요한 음식이다.

실제 에피타이저(appetizer)는 ‘식욕을 돋구다’는 뜻이다. 요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는

에피타이저 메뉴가 단품과 코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예전보다 커졌다. 건강을 위해서 육류, 특히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메인보다 에피타이저와 샐러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생겼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선 에피타이저나 샐러드류를 아뮤즈 부쉬(amuse bouche), 앙뜨레(entree)라 부르며,

이탈리아에선 안티패스토(antipasto)라 한다. 오늘 안 셰프가 선택한 에피타이저는 버섯샐러드다.


#대지의 요정 버섯

고대에 버섯은 ‘대지의 요정’으로 불렸다. 그리스, 로마시대에는 버섯을 ‘신의 식품’으로, 중국은 영을 지닌 무병장수 식품으로 여겼다. 만화영화를 보면 버섯들이 요정으로 나오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버섯은 고목에서 살기 때문에 신령한 기운이 깃든 산과 들의 요정으로 표현되곤 한다.

수십년씩 자란 버섯은 진상품이 되기도 하고 고가의 물건으로 팔리기도 했다. 이렇듯 버섯은 고대부터 고급 식재료 중의 하나였다.

버섯의 종류는 식재료로 자주 접하는 표고, 느타리, 양송이, 새송이, 팽이, 총알버섯에서 약으로도 쓰이는 영지, 차가, 송이, 노루궁뎅이, 말뚝, 치마 버섯, 꾀꼬리, 목이버섯 등 1만가지가 넘는다.

학술적으로 버섯은 균으로 표기되며 보통 균사체 포자가 습한 나무 둥지에 기생하며 자란다. 영지처럼 딱딱한 버섯과 느타리나 표고처럼 부드러운 버섯으로 나뉜다.

종을 교배해 두 가지의 맛과 형태를 모두 지닌 버섯도 있다. 최근 많이 보이는 송고버섯이 대표적이다. 송이와 표고를 교배한 버섯으로 두 버섯 맛을 모두 지녔고 저렴해 요즘 식재료로 인기가 높다.

#버섯 어떻게 먹을까

보통 육개장이나 전골, 찌개로 끓여서 먹거나 부침개, 반찬으로 볶아 먹는 경우가 많다. 또 직화로 구워 먹기도 하고 딱딱한 버섯들은 조금씩 자르거나 부셔서, 또는 통째로 우려서 차로 마신다.

식재료를 공부하기 위해 전라남도를 투어한 적이 있는데 장흥에서는 홍어 삼합이 아닌 소고기, 관자, 표고버섯을 함께 구워 먹는 삼합이 유명하다. 식감과 향이 뛰어나 한번 맛보면 푹 빠지게 되는 요리다.

이렇듯 버섯은 먹는 방법이 다양해 궁합에 맞는 식재료와 요리하면 우리 몸에 더할 나위 없는 식재료다. 집에서 만들어 먹기는 버섯 샐러드가 가장 쉬우면서도 건강과 맛을 모두 잡을 수 있다. 
■재료: 미루나무버섯, 흰목이버섯, 프로슈토,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 땅콩오일, 식용꽃, 깻잎순, 파마산 치즈 가루

■요리 방법:①말린 흰목이버섯을 물에 5분간 불린 후 손으로 물기를 짠다. ②그릴 또는 석쇠나 홈이 파인 후라이팬을 준비해 예열한다. ③미루나무버섯과 흰목이버섯을 적당한 크기로 찢은 후 넓은 쟁반에 편다. ④올리브 오일을 골고루 버섯에 뿌리고 소금, 후추를 뿌린다. ⑤예열된 그릴에 버섯을 앞 뒤로 굽는다. 흰목이버섯은 스폰지와 같은 구조여서 건조 후 물에 불려서 구우면 타닥타닥 튀기 때문에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플레이팅 방법:①버섯을 식혀도 되고, 따뜻하게 사용해도 된다. 접시에 버섯을 예쁘게 펴고, 땅콩오일을 뿌린다. 고소한 맛이 버섯의 맛과 잘 어울린다. ②파마산 치즈가루를 뿌리고, 프로슈토, 깻잎순, 식용꽃을 놓아 완성한다.

#버섯과 프로슈토의 놀라운 궁합

안 셰프가 선택한 샐러드용 버섯은 미루나무 버섯과 흰목이 버섯이다. 보통 느타리버섯이 미루나무나 버드나무에서 자란다.

미루나무버섯은 느타리버섯과 같은 과이지만 크기가 손바닥만큼 크고 요리하면 고기와 같은 맛과 질감이 날 정도로 부드럽고 맛있다. 육류, 장어와 잘 어울리고 국, 탕, 전, 구이로도 요리한다.

흰목이버섯은 중국의 4대 버섯으로 유명하며 은이 버섯이라고도 한다. 잡채에 넣는 일반 목이버섯과 다르다. 젤리 형태의 질감을 지녀서 씹으면 꼬득꼬득한 식감을 준다. 수분을 바짝 말려서 실온에 보관하며 요리할 때 물에 5분 정도 불리면 된다. 대체로 모든 요리에 잘 어울리지만 국물이 있는 요리로 만들면 부드럽게 먹을 수 있다.

버섯 샐러드에는 프로슈토가 필요하다. 버섯을 구우면 고기의 질감처럼 변하기 때문에 프로슈토의 짭짤한 고기맛과 찰떡궁합이다. 이탈리아 음식인 프로슈토는 돼지고기 허벅다리로 만든 생햄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햄은 갈아서 가공을 하지만, 생햄은 소금에 절여서 발효시킨다.

프로슈토는 밤과 유장(치즈 찌꺼기)을 먹인 돼지의 허벅다리를 염장해 처마 밑에 말린 다음 아주 얇게 슬라이스해서 먹는데 짭조름한 맛이 일품이다. 스페인에서는 하몽이라고 부르는데 주로 도토리를 먹여 키운 돼지 이베리코를 사용한다.

파르마에서 나오는 비슷한 파르마햄도 있다. 프로슈토는 육포처럼 만든 것은 잘라서 가공해서 말리기 때문에 오래 씹어야 하지만 통째로 말린 것은 얇게 슬라이스해서 먹을 수 있어 아주 부드럽다. 허벅다리를 통째로 팔기도 하며 얇게 슬라이스된 제품도 많이 있다. 프로슈토는 치즈, 과일, 샐러드와도 궁합이 좋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