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국가들을 강타한 ‘아랍의 봄’(2011년 반정부 시위) 이후 최대로 꼽히는 이번 시위는 IMF의 경제개혁 프로그램에 따라 요르단 정부가 긴축정책을 펼치면서 서민층의 삶이 어려워진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요르단은 걸프국과 달리 에너지 자원이 없는 데다 인근 시리아 내전으로 100만명(유엔 등록 기준 66만명)이 넘는 난민을 수용하며 재정난이 심화했다. 결국 요르단 정부는 2016년 IMF로부터 7억2300만달러(약 7724억원) 구제금융을 받기로 하면서 IMF가 권고한 개혁정책을 집행해야 하는 처지다.
더욱이 지난달 요르단 정부가 공적 채무 감축을 위한 IMF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소득세 증세를 담은 세제 개혁 법안을 승인했으며 월말에는 국제유가 급등을 이유로 연료가격과 전기료까지 올릴 계획을 밝히면서 생활이 팍팍한 서민의 불만이 더욱 커졌다. 시위가 확산하자 지난 1일 요르단 정부는 연료가격과 전기료 인상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으나 시위대가 기대한 소득세 증세 법안 폐기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이번 시위 사태에 대해 미국과 이스라엘은 서방 세계의 군사·정치적 동맹국인 요르단의 정세가 혼란에 빠져들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요르단이 시리아 사태에도 관여한 만큼 요르단 혼란이 자칫 중동 지역 불안정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버드대에서 수학하고 세계은행(WB) 이코노미스트로 활약한 개혁주의 경제학자 오마르 알라자즈 신임 총리가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시위를 잠재울 만한 조치를 제시할 것인지는 회의적이다. 그가 IMF가 권고한 정책을 철회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항의 시위 조직자인 알리 아부스는 “수요일(6일) 하루 파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인 하템 자라르는 “시위 참가자들은 증세 법안 철회를 위해 계속 정부를 압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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