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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룩·선정적 안무… 대중문화계 성상품화 어디까지

입력 : 2018-06-05 21:04:50 수정 : 2018-06-05 22: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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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48’ 롤리타 콤플렉스 논란 / 미성년 소녀 이미지 노골적으로 강조 / 걸그룹 ‘유니티’ 과한 선정성으로 뭇매 /“멤버 하기싫다 말해도 의견 반영 안돼”/ 성적코드, 관심 끌기 쉽지만 절제 필요 / "방송·가요계, 공공성 고려 자정해야" 엠넷이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을 선보인다. 하지만 방송을 내보내기도 전에 롤리타 콤플렉스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걸그룹 ‘유니티’는 속옷을 벗는 듯한 안무로 최근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방송, 가요 등 대중문화계에서 여성의 성(性)을 상품화하는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가요계가 ‘아이돌’과 ‘걸그룹’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여성의 성 상품화는 더욱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엠넷 ‘프로듀스 48’
◆롤리타 논란 ‘엠넷’, 또 교복 유니폼

엠넷은 오는 15일 ‘프로듀스 48’을 첫 방송한다. ‘프로듀스 101’ 시즌1·2의 뒤를 잇는 프로그램이다. ‘국민이 직접 아이돌 데뷔 멤버를 선발’하는 방식은 그대로다. 일본의 AKB48 멤버들도 함께해 글로벌 아이돌 육성 프로젝트로 커졌다.

하지만 ‘프로듀스 48’은 방송을 시작하기도 전에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롤리타 콤플렉스를 또다시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롤리타 콤플렉스는 미성숙한 여자아이에 대해 정서적 동경이나 성적 집착을 가지는 현상을 말한다.

엠넷은 지난달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센터 광장에서 프로듀스48 참가자들의 게릴라 팬미팅 행사를 진행했다. 이때 참가자들은 흰색 바탕에 핑크 위주의 체크무늬가 들어간 상의와 핑크와 청록색이 섞인 체크무늬 치마를 입고 나왔다. 의상의 전체적 이미지는 교복과 소녀를 연상시켰다. 최근 공개된 홈페이지에도 ‘당신의 소녀에게 꼭 투표하세요’라는 등 ‘소녀’를 노골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홈페이지의 색감도 핑크다.

엠넷은 지난해 7월 ‘아이돌학교’를 방송할 때도 롤리타 콤플렉스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20대뿐만 아니라 10대 출연자까지 짧은 치마에 몸매가 드러나는 상의 등 교복을 연상시키는 유니폼을 입도록 했다. 일본 여학생들이 입는다는 체육복도 입혔다. 학생, 교장, 선생님 등 미성년자 여성을 연상시키는 단어도 다수 사용했다.

유니티 뮤직비디오
◆걸그룹 ‘유니티’, 속옷 벗는 듯한 춤 춰

걸그룹 ‘유니티’(UNI.T)는 데뷔를 하기도 전에 지나치게 파격적인 안무로 선정성 논란을 낳았다. ‘유니티’는 KBS2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을 통해 결성된 9인조 걸그룹이다. 지난달 18일 데뷔곡 ‘넘어(No More)’의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하면서 공식 데뷔했다.

이보다 일주일 앞선 지난달 1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사랑한다 대한민국 드림콘서트’에서 첫 무대를 가졌다. 하지만 이날 선보인 ‘넘어(No More)’의 안무가 너무 야한 탓에 공개 직후 거센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유니티 멤버들은 허벅지가 드러나 보이는 원피스를 입었는데도 바닥에 앉거나 양다리를 벌리는 춤을 췄다. 바닥에 누워서 양다리를 들어 올리기까지 했다. 춤을 출 때는 치마가 올라가 속바지가 보였다. 뒤돌아 허리를 숙인 뒤 양손으로 엉덩이부터 허벅지까지 쓸어내기도 했다. 속옷을 벗는 모습을 연상시켰다. 지난달 18일에 공개한 뮤직비디오에서도 해당 안무는 그대로 공개됐다.

지난달 29일에 방송된 SBS MTV ‘더 쇼’에서는 드림콘서트 의상보다 더 짧아진 치마와 핫팬츠를 입고도 똑같은 안무를 선보였다. 이미 선정성 논란이 일고 있는데도 개의치 않는 모습과 태도다. 오히려 이들을 촬영하는 방송 카메라가 속바지 등 선정적인 부분이 담기지 않도록 피해야 했다.

◆전문가·기획사, “자정작용 필요해”

전문가들은 이슈를 만들기 위해 여성을 성 상품화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고정민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는 “성적인 코드는 언제 어디서나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소재이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선정성 논란을 빚게 된다”며 “방송과 가요계가 먼저 스스로 절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방송·가요계는 대중들에게 크나큰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반드시 공공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 내부에서도 여성의 성 상품화가 지나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니티 멤버가 소속된 한 기획사 관계자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로 데뷔해 팬들의 사랑을 받고 싶은 것이지, 야한 춤으로 이슈를 만들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며 “소속 가수가 이렇게까지 하긴 싫다고 울면서 사정을 해, 이 같은 뜻을 프로그램 관계자에게 전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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