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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막말에 사고쳐도 아소 부총리 내치지 못 하는 이유

입력 : 2018-06-05 16:16:12 수정 : 2018-06-05 16: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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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성 무더기 징계에 부총리 경질 요구 고조…아베 총리는 계속 무시
아베, 장기집권 위해 아소 도움 필요…아소에 비판 쏠리며 방패역할 분석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 고개를 숙인 채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있다. 왼쪽은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모리토모(森友) 학원 스캔들과 관련해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을 경질하라는 야권과 시민들의 요구를 계속 무시하고 있다.

아소 부총리는 '막말 퍼레이드'까지 계속하며 내각 지지율 하락의 장본인이 되고 있지만, 아베 총리가 계속 감싸안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5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전날 재무성은 모리토모 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의혹과 이와 관련한 재무성의 문서조작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담당 국장이었던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壽) 전 국세청 장관 등 20명에 대한 징계를 발표했다.

재무성 직원들의 무더기 징계를 계기로 야권은 재무성 수장인 아소 부총리에 대한 사퇴 요구 공세를 강화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아소 부총리에 대한 경질 요구는 그의 입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설화(舌禍)와 관련해서도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달 재무성 차관의 여기자 성희롱과 관련해 "성희롱이라는 죄는 없다", "함정에 빠졌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해 여론의 몰매를 맞았고 "신문이라는 것은, (원래) 그 정도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고 비하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또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그 볼품 없는 (북한의) 비행기가 무사히 싱가포르까지 날아가 주는 것을 기대하지만, 도중에 떨어진다면 (시시해서) 말할 거리가 안된다"며 비아냥대 경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아소 부총리는 사가와 전 장관에 대해 이날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서 "장관으로서 직무에 제대로 대응했다"며 "적재적소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까지 했다.

재무성이 전날 모리토모 학원 사태와 관련한 문서 조작에 대한 자체 조사결과, 사가와 전 장관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서까지 발표했는데도 '문제의 인물'을 옹호한 것이다.

그는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가이에다 반리(海江田万里) 의원이 자신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자 1년치 급여를 자진반납하기로 했다면서 "나로서는 그 나름대로 자세를 보였다"고 반박했다.

가이에다 의원은 "가장 많이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아소 부총리와 아베 총리"라며 제삼자위원회를 열어 조사를 계속할 것을 요구했다.

이처럼 아소 부총리가 정권의 '사고뭉치'임에도 아베 총리가 그를 계속 감싸 안고 있는 이유로 도쿄 신문은 아베 총리가 오는 9월 열리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소 부총리의 지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의석 과반을 점하는 자민당의 총재선거는 사실상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자리로, 선거 결과에는 자민당 내 파벌들의 의향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3연임을 달성해 장기 집권을 노리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아소 부총리가 수장인 당내 2대 파벌 아소파(의원수 59명)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베 총리가 총재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려면 아소 부총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지만, 경질한다면 두 사람의 이런 '밀월' 관계는 깨질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아베 총리가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과 관련해 아소 부총리를 자신의 '총알받이'로 사용하는 전략을 쓰는 까닭에 그를 경질시키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쏟아지는 비판을 받는 아소 부총리가 사임하면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세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 측근은 "아소 부총리가 (사임하지 않고) 있는 편이 낫다. '부총리도 사임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 여론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베 총리와 아소 부총리가 모리토모 학원 스캔들로 이미 한 배를 탔으니 총리가 부총리를 경질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의 관여 사실을 감추려고 재무성이 문서를 조작했는데, 이제 와서 아베 총리가 아소 부총리를 내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소 부총리 측은 이런 상황에서 '부총리 본인은 그만두고 싶어하는데, 총리관저에서 필사적으로 사임을 막고 있다'는 말을 흘리며 여유를 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신문은 "아소 부총리가 잇따라 물의를 일으켜서 정권에 악영향을 미쳐도 총리 관저 내에서는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아소 부총리라면 어쩔 수 없다는 공기가 떠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2008~2009년 총리를 역임한 바 있는 아소 부총리는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며 정권을 민주당에 넘겨줬으면서도 계속 정계에 남았고, 이후 2012년에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아베 총리를 지지해 아베 정권 탄생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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