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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꿇기' 앙금 여전…트럼프, 슈퍼볼 우승팀 백악관 초대 취소

입력 : 2018-06-05 15:44:38 수정 : 2018-06-05 15: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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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잇단 불참 의사에 하루 전 전격 취소…팬들만 초청해 행사 진행
올해 미국 슈퍼볼 우승팀인 필라델피아 이글스 간판 선수들이 잇달아 백악관 초청행사에 불참 의사를 밝힌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행사 하루 전 초청을 취소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등 미 언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필라델피아 이글스가 내일 축하받으러 백악관에 오지 못한다"며 "이글스는 작은 규모의 대표단을 보내려 했으나 행사 참여를 계획하는 1천여명의 팬들은 이보다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며 행사 취소를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국가 연주 동안 자랑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 군의 훌륭한 남녀와 국민을 위해 가슴에 손을 얹어달라고 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은 대통령을 좋지 않게 생각한다"며 선수들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경기 시작 전 국가가 연주될 때 '무릎꿇기'를 하지 말라는 자신의 명령을 거부한 선수들을 겨냥한 것이다.

백악관은 프로 및 대학 스포츠 경기 우승팀을 초청해 축하행사를 열어주는 전통이 있으며 이에 따라 올해 슈퍼볼 우승팀인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초청했다.

그러나 지난해 '무릎꿇기 시위'와 관련, 크리스 롱, 맬컴 젠킨스 등 스타급 선수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항의하는 의미로 앞다퉈 행사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행사는 '반쪽짜리'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WP는 백악관 초청 행사에 선수들이 대거 불참해 망신살이 뻗치는 일을 막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선수를 쳤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 발표 후 트위터에도 글을 올려 필라델피아 이글스 초청 계획을 취소한 사실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백악관에 초대했으나 불행히도 적은 숫자의 선수들만이 오기로 결정해 우리가 행사를 취소했다. 국가가 연주될 때 라커룸에 있는 것은 무릎을 꿇은 채 있는 것만큼이나 점잖지 못하다. 애석하게 됐다!"고 적었다.

무장하지 않은 흑인에게 경찰이 발포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자 NFL 선수들은 지난 경기 시즌 때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국가가 연주될 때 무릎을 꿇는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같은 행동은 인종차별이 아닌 애국심 문제라며 구단에 해당 선수들 해고를 종용해 선수와 팬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NFL이 국민의례 참여를 원치 않는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대기하도록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구단 대응이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스포츠 선수들이 백악관 공식 초청을 거부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작년에는 미국프로농구(NBA) 우승팀인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백악관 초대를 받고 이를 거절한 적이 있다.

또 2012년에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골리인 팀 토머스가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의 견해 불일치를 이유로 초청을 거절했다.

하지만 선수가 아닌 대통령이 초청을 취소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 취소에 대해 전직 이글스 선수였던 토리 스미스는 "비겁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선수들이 초청을 거절한 것은 단순히 국가 연주 때 서 있기를 강요해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스미스는 트위터에 "팀에는 많은 사람이 있으며 다른 견해도 많다. 가길 원하는 사람은 갈 수 있도록 해야 맞다. 다수가 당신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축하행사를 취소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다. 이것을 국가(國歌)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선수들을 의회에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밥 케이시(민주·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자신도 백악관 행사에 불참하겠다며 팀에 "의회 견학은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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