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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통령, 동성애자 가혹한 처벌 과거사 사과

입력 : 2018-06-04 15:55:08 수정 : 2018-06-04 15: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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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시대 피해 동성애자 기념탑 앞에서 머리 숙여
독일 대통령이 나치 집권기와 2차대전 이후 가혹한 법을 통해 동성애자들에게 고통을 주고 부당한 대우를 했다며 머리를 숙였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나치 정권 아래에서 탄압을 받은 동성애자들을 위한 기념비 설립 10주년 행사에 참석, 피해 동성애자들에게 용서를 구했다고 독일 dpa 통신과 AP통신이 보도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독일은 이들에게 큰 고통을 줬다"며 이들이 국가사회주의(나치당) 하에서, 그리고 이후 동독과 서독에서도 너무 오랫동안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그때의 모든 고통과 부당함에 대해, 그리고 이어진 오랜 침묵에 대해 오늘 용서를 구한다"라고 덧붙였다.

독일에서는 1871년 동성애자를 처벌하는 형법 제175조(Paragraph 175)가 제정됐고, 나치 집권 이후 이 법은 크게 강화됐다.

사실상 적용되지 않던 이 조항은 1935년 나치 치하에서 처벌이 강화되면서 남성 동성애자는 최대 10년의 강제노역형에 처하도록 규정됐다.

이 법은 세계 제2차 대전 이후에도 동독과 서독에 그대로 남았고, 서독에서는 1945년부터 이 법이 크게 완화한 1969년 사이 약 5만 명의 남성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 법은 동독에서는 1968년 폐지됐지만, 서독에서는 통일 이후인 1994년에야 완전히 사라졌다.

지난해 독일은 형법 175조에 따라 전과자로 전락한 남성 동성애자 수만 명의 전과기록을 말소했다. 또 보상금도 지급하기로 하면서 피해자들은 일시금으로 3천 유로(376만 원)를 받았고, 복역 기간에 따라 1년 마다 1천500유로(188만 원)씩 더 받았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실수를 바로잡고 잘못된 일에 사과하는 것은 민주적 정부에는 기본"이라며 "여러분의 나라가 여러분을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게 했다"고 사과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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