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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엄마를 찾고 싶었던 딸…몰랐던 '쌍둥이 존재'를 알다

입력 : 2018-06-05 13:00:00 수정 : 2018-06-04 15: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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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스웨덴으로 입양된 인도 출신 여성이 엄마를 만나기 위해 백방으로 뛰던 중 있는 줄도 몰랐던 쌍둥이를 만나게 된 사연이 공개됐다. 다만, 이들 남매는 서로의 존재를 알아 반가우면서도 여전히 엄마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3살 때 인도 구자라트 주(州) 수라트의 한 보육원에서 스웨덴으로 입양된 키란 구스타프손(33)은 양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아 모자랄 것 없이 커왔다.

양부모는 키란에게 그의 입양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그를 친딸처럼 여겨 사랑으로 키웠다. 키란도 “부모님께서는 진심으로 날 키워주셨다”며 “그 나이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려고 하셨다”고 말했다.

 

3살 때 인도 구자라트 주(州) 수라트의 한 보육원에서 스웨덴으로 입양된 키란 구스타프손(33·가운데)은 양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아 모자랄 것 없이 커왔다. 양부모는 키란에게 그의 입양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그를 친딸처럼 여겨 사랑으로 키웠다. 키란도 “부모님께서는 진심으로 날 키워주셨다”며 “그 나이 아이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려고 하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키란에게는 남들에게 없는 한 가지가 있었다. 친가족과의 유대감이다. 함께 사는 친남매를 보면 그들이 부러우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늘 슬펐다. 감정을 나눌 누군가가 없어서다.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키란에게는 남들에게 없는 한 가지가 있었다. 친가족과의 유대감이다. 함께 사는 친남매를 보면 그들이 부러우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늘 슬펐다. 감정을 나눌 누군가가 없어서다.

키란은 양부모와 2000년에 한 차례 인도를 다녀간 적 있다. 친가족과 관련된 단서를 얻기를 바랐지만 허사였다. 대학 시절 친구와 한 번 더 인도에 다녀갔는데, 친부모에 대한 열망이 너무나 커져서 어떤 정보라도 찾지 못하면 제대로 살아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0년의 어느 날 키란이 “친엄마를 찾아 인도에 가겠어요”라고 선언했을 때도 양부모는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바라는 게 이뤄지기를 기도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키란은 2016년에야 다른 이들의 도움을 받아 인도 구자라트 주에 친엄마가 살고 있으며, 장사일을 한다는 정보까지 얻게 됐다.

인도까지 날아간 키란은 안타깝게도 엄마와 함께 일했던 동료로부터 “함께 일하고 있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동료라는 사람은 대신 키란에게 어린 시절 키란을 안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내밀었다. 키란은 자기가 보육원에 들어갔을 때도 엄마가 여러 차례 다녀갔다는 사실도 접했다.

키란의 엄마는 딸을 사랑하면서도 어려운 현실 탓에 어쩔 수 없이 보육원에 딸을 맡길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인도까지 날아간 키란은 안타깝게도 엄마와 함께 일했던 동료로부터 “함께 일하고 있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동료라는 사람은 대신 키란에게 어린 시절 키란을 안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내밀었다. 키란은 자기가 보육원에 들어갔을 때도 엄마가 여러 차례 다녀갔다는 사실도 접했다.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키란 지인의 부탁을 받아 그의 출생정보를 파악하던 스웨덴의 입양 관련 비영리단체 관계자는 키란에게 ‘쌍둥이 남동생’이 있다는 사실까지 밝혀냈다. 키란에게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놀라면서도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 키란은 가슴이 벅찼다. 키란의 남동생은 수라트의 다른 가족에 입양됐으며 사업가로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키란과 달리 키란의 남동생은 자신이 입양된 사실을 전혀 몰랐다. 가족이 말하지 않아서다. 그래서 입양 사실을 안 뒤 큰 충격을 받았고, 키란을 만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다.

두 사람은 최근에야 만났다. 키란의 남동생은 훌쩍거리는 누나를 보고서도 “울지마”라고 의젓하게 말했다. 서로의 손을 따뜻하게 잡은 두 사람을 보고 주위 사람들도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키란의 남동생은 인도에 왔던 누나가 다시 스웨덴으로 돌아갈 날이 오자 다시는 못 만나는 건 아닌지 걱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들에게는 절대로 이별이란 없다. 키란은 “다음번 생일에 우리는 스웨덴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엄마를 만나지 못해 키란의 마음은 여전히 공허하다.

 
영국 BBC 홈페이지 캡처.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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