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슈+] '철거·노후화·관리소홀'…당신의 집 안녕하십니까?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8-06-04 16:26:45 수정 : 2018-06-04 17:02:4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서울 건축물 붕괴사고 7년 사이 2배가량 늘어…주거용 건물 가장 많아
서울시에서 발생한 건축물 붕괴사고가 7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었다. 무너진 건물 4곳 중 1곳은 주거용 건물로 부실시공과 건물 노후화 등으로 제2, 제3의 용산 건축물 붕괴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는 재개발·재건축이 진행 중인 정비지역 중 공사가 지연돼 관리처분 인가를 받지 못한 지역의 건축물을 중심으로 긴급 안전진단에 나선다. 

4일 서울시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에서 1489건의 건물 붕괴사고가 발생했다. 2009년 132건에 이르던 붕괴사고는 꾸준히 상승해 2016년에는 1.81배 증가한 239건을 기록했다. 
서울 건축물 붕괴사고 현황. 자료=서울시·행정안전부
가장 많은 붕괴사고 발생한 곳은 주거용 건물이었다. 주거용 건물에서 발생한 사고는 380건으로 25.6%를 차지했다. 공사장(260건·17.5%), 다중이용시설(60건·4.0%), 대형건물(56건·3.8%)이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기타 건축물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는 338건으로 22.7%에 달했다.

붕괴사고 원인으로는 시공부실과 시설관리부실이 각각 258건, 216건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남현정 서울연구원 연구원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이후 건축물 안전관리가 대폭 강화됐지만 중소규모 건축물을 중심으로 리모델링·철거, 노후화와 관리소홀에 따른 크고 작은 붕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시에서 관리하는 ‘재난위험시설’ 관리대장에 따르면 지난해 안전진단 결과 D·E등급을 받은 건물 182개 중 83곳은 아파트와 연립주택이었다. 시와 구청은 지난해까지 ‘특정관리대상시설’을 지정해 시설물과 건축물의 안전을 관리해왔다. 그중 안전등급에서 D·E 등급을 받은 건물은 ‘재난위험시설’로 지정돼 시설물 보강 공사에 드는 비용을 시로부터 일부 지원받을 수 있다.

재건축·재개발이 진행 중인 지역에서 D·E등급을 받은 건축물은 30곳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재건축·재개발 지역의 건물이 재난위험시설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3일 용산구 한강로2가에서 무너진 건물의 경우 곧 철거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재난위험시설로 관리되지 않았다.
지난 3일 낮 12시 35분께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4층짜리 상가 건물이 완전히 무너졌다. 119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경호 기자
시는 용산 건축물 붕괴사고의 후속조치로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의 건축물 긴급 안전점검에 나선다고 이날 밝혔다. 재개발·재건축으로 철거를 앞둔 노후 건축물의 안전문제가 드러난 만큼 유사한 사례를 찾아 사고를 방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사 대상은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관리처분 인가가 나지 않아 건물 철거를 할 수 없는 309개 정비구역이다. 그중 정비구역 지정 후 10년이 넘은 182곳부터 먼저 조사한다. 사고가 발생한 용산 5구역은 2006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정비계획 변경과 사업자 선정 실패 등으로 사업이 지연됐다. 그 사이 5구역 내 건물들은 별다른 보수공사 없이 낡은 건물 상태 그대로 보존됐다.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의 경우 곧 철거될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시설물 보강 공사와 위험 시설물 점검 대상에서 뒷순위로 밀려왔다.

시 관계자는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우선 재개발·재건축 조합에서 시설물 안전을 관리해왔다”며 “조합 표준정관에 안전관리 의무조항을 넣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도정법 개정 건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