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특별검사 최종 후보로 압축된 허익범 변호사(왼쪽)와 임정혁 변호사. |
임 변호사는 대표적인 검찰 ‘공안통’ 출신이고 선거사범 수사 전문가다. 2012년 대검 공안부장 재직 당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경선 사건을 진두지휘해 당내 경선 관련 사건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462명을 사법처리했다. 제주 강정마을 사태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시위 등 진보단체 집회·시위를 엄격하게 처리했다. 서울고검장과 대검찰청 차장검사, 법무연수원장을 연이어 지낸 뒤 2015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연수원 16기 동기생인 김수남 대검 차장검사를 검찰총장에 임명하자 변호사 개업을 택했다.
허 변호사는 대구지검을 시작으로 일선 검찰청에서 공안부장과 형사부장을 두루 지냈으며 지난해 변협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평가위원장을 맡았다. 전국 25개 로스쿨 간의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서울중앙지법 조정위원,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을 맡고 있다. 일각에선 허 변호사에 대해 “공안부 검사 시절 선거보다는 노동 분야를 주로 담당했다”며 선거사범 수사 전문가로 규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야당들이 이처럼 선거사범 수사 경험이 있는 공안통 검사 출신 변호사를 뽑기로 합의한 것은 드루킹 일당의 포털 댓글 여론조작이 궁극적으로는 지난해 5월 대선 판도에 영향을 미쳤는지의 규명 여부가 이번 사안의 핵심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드루킹은 얼마 전 언론사에 보낸 편지에서 “대선 전부터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를 이용해 포털에 댓글을 대량으로 달거나 공감 수를 한꺼번에 늘리는 작업을 했다”며 “김경수 의원(현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를 초청해 그가 보는 앞에서 매크로 작업 시연을 한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김 후보 측은 “정치 브로커의 허무맹랑한 소설일 뿐”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검찰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다스 관련 의혹을 수사했던 고등법원장 출신 정호영 특별검사가 10년 뒤 부실수사 논란에 휘말며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을 당하고 급기야 검찰 소환조사까지 받지 않았느냐”며 “임 변호사와 허 변호사 중 누가 드루킹 특검에 임명되든 문재인정부 들어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한 첫번째 수사임을 명심하고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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