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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TS 팬이 된 40대 주부 편지 공개 "친청 엄마 잃고 큰 위안 받았어요"

입력 : 2018-06-04 10:50:48 수정 : 2018-06-04 11: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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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상에서 어느 방탄소년단 팬분이 남긴 주소를 따라 들어가 ‘40대 여성들이 BTS 매력에 빠진 이유’라는 기사를 읽고 40대 주부로서 많은 부분 공감했습니다. 누구에겐가 말하고 싶었거든요. 

몇 년 전인가 인터넷 기사를 통해 ‘왜 사람들은 젊었을 때 듣던 음악이 최고’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연구결과를 읽었습니다. 

이유는 젊었을 때만 음악을 듣고 그 이후에는 새로운 음악을 듣지 않기 때문이라는 내용이었죠.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런 내용이었어요. 충격을 받았습니다. 음악을 사랑하던 저 또한 더는 새로운 음악을 듣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저는 중학생 때에는 부활에 미쳐있었고 고등학생 시절에는 온갖 팝 음악과 동물원, 재수할 때는 메탈그룹과 서태지와 아이들이 힘이 되었죠. 대학생 때에는 영국 밴드 음악을 열심히 듣고 있었는데 지금 아무 음악도 듣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것이 상당히 두려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새로운 것에 대해 열린 맘으로 늙어가리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습지만 왠지 “내가 꼰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미치게 되었죠. 

그때부터 무조건 최신가요 톱100을 스트리밍 하기 시작한 것이 아이돌 사랑으로 이어져 온 계기입니다. 처음에는 낯설지만 듣다가 사랑하게 되었어요. 그들이 아이돌이라고 폄하될 때는 안타깝기도 했지요. 

저는 얼마 전에 친정어머니를 멀리 보내드렸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무기력하게 살림도 손에 안 잡히고 가만히 있다가 눈물이 공연히 흐르기도 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지요.
 
며칠 전 조용한 집에서 방탄소년단의 ‘매직 숍(Magic shop)’을 듣고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유는 글쎄요… 이 곡을 만들 때 또 부를 때 이 아이들은 진정으로 이 노래가 또 자신들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길 바랐구나 느껴졌다고 할까요? 

우습게 들릴 수도 있는 말이지만 저는 진짜로 그들의 진심이 느껴졌어요. 주변의 친구들도, 남편조차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어머니를 잃은 저를 위로하지 못했거든요. 

그날 저는 음악으로 많은 위로를 얻었습니다. 아티스트가 진심을 담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10대 아이들을 키우고 있지만 우리 아이들보다 겨우 몇살 많은 젊은이를 존경합니다. 그들의 노력과 진정성에 말입니다.

많은 아이돌 그룹의 음악을 듣지만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다른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꼭 하고 싶었습니다. 제 주변에는 뉴스를 보고 “방탄소년단이 그렇게 유명해?”라고 물어오는 친구들뿐이어서 저의 진지한 이야기를 우습게 여길 수 있거든요. 하지만 전 제 친구들도 이해합니다.

추영준 기자 yjch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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