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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트럼프 "김정은 위원장 만날 것"… 여러 차례 회담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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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02 05:16:00 수정 : 2018-06-02 06: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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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비핵화에 전념…'최대압박'이라는 용어 더 이상 사용하고 싶지 않아" / 김영철은 뉴욕·워싱턴에서 김정은 지시 완벽 수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취소했던 북·미 정상회담 재개최 방침을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전달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은 뒤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친서는 좋고, 흥미로워”

그는 이날 1시간 30분가량 동안 가진 김 부위원장과의 면담 이후 그를 배웅한 뒤, 경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의 친서를 받았다”며 “(친서는) 매우 좋고, 흥미로웠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내가 편지를 공개하면 놀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김 부위원장을 배웅하면서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80여분에 걸친 대화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시스

회담을 긍정 평가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최근 행보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비핵화를 원한다”며 “김정은은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차례의 회담으로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은 많은 변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발언으로 지난달 24일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 형식을 통해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지 8일만에 이를 복원한 것이다. 그동안 북한의 유화적인 제스처와 양국 고위급 회담, 실무회담 등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정상회담 취소 직후엔 김 위원장의 요청으로 판문점 북측 지역에서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됐다.
80여분에 걸친 회담을 마치고 나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회담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도 동석했다.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북 제재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이날 면담에서 대북 제재 등 여러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정상회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0가지 넘는 대북제재가 준비돼 있지만, 북한에 대해 더 이상 ‘최대 압박’이라는 용어를 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한국 전쟁을 끝내는 데 대해서도 애기를 나눴다”면서 싱가포르에서 열릴 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나올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오랫동안 적대 관계였다”며 “한 차례 회담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향후 한 차례의 회담으로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양국 정상회담을 이어갈 수 있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통령 전용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동안 캠프 데이비드에서 머물려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집중 보고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의 백악관 방문은 키신저의 중국 방문에 비견”

앞서 김 부위원장은 이날 1시 8분쯤 백악관에 도착한 김 부위원장은 검은색 SUV 차량에 타고 백악관 경내 집무동 앞까지 이동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김 부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가진 뒤,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눈 뒤 백악관을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영내에서 SUV 차량에 탑승한 김 부위원장을 배웅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이 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 도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 존 켈리 비서실장과 함께 오벌 오피스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앞서 김 부위원장은 1시 8분쯤 백악관에 도착해 건물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존 켈리 비서실장의 영접을 받았다. 김 부위원장은 이후 지난달 30∼31일 뉴욕 고위급 회담에 배석했던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 임무센터장, 마크 램버트 국무부 한국과장 등과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오벌 오피스’로 이동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외부 행사에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집무실에서 김 부위원장을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이날 일정은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면담으로 계획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이날 오후 12시 30분쯤 먼저 백악관에 도착했다.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일했던 마이클 알렌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 정권의 최측근이자 정보 책임자가 백악관으로 대통령을 예방해 친서를 전달한 것은 역사적인 일”이라며 “핵무기가 자국의 안보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북한으로서는 이번 예방이 매우 중요하면서도 힘든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폭스뉴스는 “1년 전 미국 대학생 오토 옴비워가 북한에 억류됐다가 귀국 이후 숨진 것을 생각한다면 양국관계는 1년만에 놀라울 정도로 변화했다”며 “김 부위원장의 방문은 1970년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에 비견된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고위인사가 백악관을 방문한 것은 2000년 북한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인민군 차수) 이후 18년 만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00년 당시 조 제1부위원장은 군복을 입고 백악관을 방문했지만, 김 부위원장은 이날 양복을 착용했다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뉴욕에 도착해 당일 폼페이오 장관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어 31일 북·미 고위급 회담을 가진 뒤 방미 사흘째인 이날 오전 6시 50분쯤 경호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숙소인 맨해튼 소재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을 떠났다. 그는 차량 편으로 워싱턴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김 부위원장이 뉴욕과 워싱턴으로 이어진 방미 일정에서 김 위원장의 지시를 거의 완벽하게 수행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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