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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CIA "김정은, 늙어서 평화롭게 죽기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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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02 03:05:34 수정 : 2018-06-02 03: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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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당면한 최대 외교 현안이다. 북한 문제를 푸는 열쇠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쥐고 있다. 이 때문에 미 중앙정보국(CIA) 등 정보기관에 떨어진 특명은 ‘김정은 완전 분석’이다. 지난 2011년 권좌에 오른 ‘은둔의 지도자’ 김 위원장이 올해부터 세상 밖으로 나오자 CIA에 비상이 걸렸다. CIA 국장 출신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벌써 두 번이나 김 위원장을 직접 대면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 때마다 ‘대북 저승사자’로 불리는 앤드루 김 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을 대동했다. CIA 입장에서 김 위원장을 직접 해부할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를 잡으려고, 미국 내 최고의 대북 전문가를 투입한 것이다.

CIA가 김 위원장을 분석하면서 화두로 삼고 있는 말이 있다고 CNN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시아 전문 CIA 요원 출신으로 현재까지 CIA와 접촉하고 있는 한 인사는 CNN에 “CIA는 김 위원장이 늙어서 평화롭게 죽기를 바라고 있다고 한 말에 집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그런 평화로운 최후를 위해 북한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분석하라는 게 CIA에 떨어진 특명이다.

◆폼페이오의 김정은 분석

미국의 정보기관은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4월 1일 김 위원장을 직접 대면하기 이전에 그를 ‘이성적 행위자’(rational actor)라고 종합적인 평가를 했었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 센터장은 정보기관의 그런 평가가 옳았는지 김 위원장을 만나 직접 확인했다.

CNN은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을 면담을 통해 미국 정보 기관의 그에 대한 기존 평가가 옳았을 뿐 아니라 김 위원장의 행동을 보면 그가 비핵화를 향한 길로 나가는 것을 추구하는데 진지하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나는 그가 진지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대북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김 위원장이 대화 테이블로 나와 비핵화 논의를 하는 것이 그의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믿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난 미국 최고위급 관리인 폼페이오 장관의 평가는 김 위원장이 비이성적이거나 미친 게 아니라는 판단을 뒷받침한다”면서 “언론과 정치인 및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까지도 김 위원장이 비이성적이고, 미친 것 같은 이미지를 고착시켜왔다”고 지적했다. CIA 한국지부 부지부장 출신인 블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 연구원은 “미국이 그동안 김 위원장이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다고 믿을 수 없는 인물이라고 묘사해왔으나 이제 사람들이 그런 인식과는 달리 그가 결코 비이성적이거나 미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의 대면 정보

미국 정보 기관은 그동안 김 위원장을 만난 적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가 어떤 인물인지 탐문하는 간접적인 정보 수집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과 김 센터장이 김 위원장을 대면함으로써 직접적인 정보를 얻게 됐다.

클링너 연구원은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 한 방에서 있으면서 그의 언행, 지도자로서 능력, 보좌진에 의존하는 정도 등을 직접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갖게 됐다”면서 “직접 대면을 해야 이런 통찰력이 생기는 법이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난 뒤 내린 평가 보고를 알고 있는 미 정보 기관 관계자 2명은 이 방송에 “김 위원장은 매우 솔직하고, 전문적이며 조용한 편이고, 그 무엇보다도 폼페이오 장관과 만났을 때 이슈에 관해 자세하게 알고 토론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한 정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매우 정상적인 정치가로서 자신을 어떻게 드러내야 하는지 잘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폼페이오 장관에게 보여주었다”고 전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사람들이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난 뒤에는 일종의 경외감(awe)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면서 “미국은 김 위원장과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났던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를 했을 때 북한과의 ‘희망적인 대화’가 정상궤도로 돌아올 것으로 믿었다고 CNN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 결정을 내리자 즉각 김계관 외무성 제1 부상을 내세워 “아무 때나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갈 용의가 있다”고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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