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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현장人] 방송인 김정민, "악플러 고소요? 제 자신이 부족했던 거죠"

입력 : 2018-06-02 11:43:02 수정 : 2018-06-03 13:4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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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했던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기사마다 달린 악플이 힘겨웠지만, 결국 제가 부족했기에 그런 악플이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악플에 감정이입이 돼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정말 힘들었습니다. 지난 1년은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기였고, 앞으로는 저 ‘김정민’을 다시 찾아가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일로 많은 분들께 신세를 져 마음이 무겁습니다. 힘들어할 때 옆에서 응원도 해주시고 좋은 분들이 참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분들에게 밝은 모습을 다시 보여드리는 것이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송인 김정민을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동안 있었던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아픔을 이기고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김정민은 돌아왔다. 긴장된 미소 속에 차분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모습으로 뭔가 힘겨워 보였다. 사뭇 긴장된 얼굴과 몸짓. 순수하면서도 항상 밝고 큰 웃음을 주던 김정민이 달라졌다. 지난 1년의 세월이 그녀를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다.

방송을 통해 조금이라도 김정민 봐 온 시청자들은 그녀가 현란한 말장난과 말발 그리고 상대방을 비하하며 웃음을 쥐어짜려 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을 꺼다. 자극적인 웃음은 김정민과 어울리지 않는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의 사소한 행동까지 신경 쓰며 배려하는 모습은 그녀의 진짜 모습이다.

사뭇 달라진 김정민. 편안하고 재치 있는 입담꾼인 김정민의 웃음 속에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김정민은 지난해 7월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전 남자친구인 A 씨 법적 공방까지 벌였던 다툼이 양측의 소송 취하로 일단락됐지만, 김정민은 힘겨운 나날을 이어가고 있었다.

지난 1년 시간 동안 운동과 바쁜 생활로 생각을 정리하고 비워냈다고 했다. 다시 방송을 준비하는 김정민. 자신의 모습을 찾고자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 있다.

김정민은 2003년 KBS2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해 15년간 수십 편에 이르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남다른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건강한 아름다움과 이미지로 온스타일 ‘겟잇뷰티’에서 MC를 하며 재치와 순발력 있는 진행으로 큰 호평을 받아왔다.

TV 속 김정민이 또 다른 김정민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김정민을 만나 그 동안 있었던 힘든 이야기를 들었다.
방송인 김정민을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동안 있었던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 공인으로서.

“방송인으로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너무 죄송합니다, 꼬박 1년 만에 만나게 됐는데, 감회가 새롭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 지금 심정은.

“조금씩 정신이 맑아진다면 그렇고, 되게 멍했습니다. 조금씩 기억을 되찾는다고 해야 할까요? 인터뷰하는 것도 조심스럽습니다. 오늘은 마음이 조금 편한 것 같고 그래요. 세 번째 인터뷰인데, 기자분께 죄송할 정도로 멍했었어요. 그전에는 인터뷰는 송사 같은 부분도 있어서 말씀을 못 드렸습니다. 타이밍을 놓친 부분이 컸습니다.”

- 지난 1년을 돌아본다면.

“엊그제 같은 일이라는 생각하는데, 1년이 지났습니다. 너무 힘들기도 했지만, 인생 공부를 했고 두 번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아요.”

_힘들었던 시간.

“1년 동안은 어쨌든 하고자 했던 프로그램들이 하차했습니다. 해결이 우선이었고, 즐거웠던 일들을 못 하게 됐죠. 제 의지는 아니었습니다. 일을 못 해서 화가 났다기보다는 슬펐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일하는 것 빼고는 제 삶이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운동도 하고 원래 혼자 있는 시간도 많았었고, 일을 빼고 나니깐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업어지고 일어나고, 이번 기회에 주변 사람들 그리고 가족들을 돌봐야겠다라는 생각도 했지만, 저 하나 추스르는 시간이었죠. 반복하다 보니 결국에는 그렇게 일어나게 된 것 같아요. 운동하면서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다시 일어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방송인 김정민을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동안 있었던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 악플에 시달려 왔다.

“처음에는 진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서글픈 심정. 한동안은 기사도 그렇고 SNS도 안 보고 지냈습니다. 근데 시간이 안 좋은 얘기 상처를 받는 얘기들이 이해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방송인으로 살려고 한다면, 강한 멘탈이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제가 멘탈이 강하지 않아요. 악플에 감정이 이입 돼 많이 힘들었어요. 오해가 풀리면 돌아올 거라는 믿음이 있었고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오해를 만든 것도 저이기 때문에 잘못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누구를 가장 의지했나.

“도와주고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고 누구를 가장 의지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번 기회로 느낀 것 부분은 그 당시에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했던 것. 도움을 청하지 못했던 부분. 오히려 일이 생기고 나서 주변에도 더 믿었어야 됐었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단 한 분도 혼내서는 분들도 없었고, 왜 얘기를 안 했냐 등 걱정해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인터뷰하면서 생각난 분이 있는데,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늦었지만, 잘 정리하고 다시 열심히 살아가는 것. 제가 경향이 없고, 서툴러서 사과를 제대로 못 했던 부분들께 빨리 좋은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 자신이 부족한 점.

“늘 아시다시피 모르는 것도 많고, 그냥 실수도 많이 하고, 부족한 것도 많고, 지금도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 그렇게 나쁜 애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 두려움은 없었나.

“저한테 방송은 정말 사활을 걸고 최선을 다해서 해야 할 일이고 소통이었다고 생각을 많이 했어요. 15살에 데뷔를 해서 진짜 연기만 하고 방송만 하고 살았더라고요. 생각보다 제가 세상하고 만나는 소통을 매개체라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일에 대한 꾸준함이 더 커졌습니다.”
방송인 김정민을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동안 있었던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 오랫동안 지켜봐 온 분들도 힘들었을 텐데….

“오랫동안 지켜봐 와 주시고 애정을 가져 주신 분 들게 죄송합니다. 그 동안 변함없이 지켜봐 주신 저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아껴 주신 분들에게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김정민을 잘못 보지 않았다’라는 진솔한 모습을 찾아가겠습니다.”

- 믿고 아껴 준 팬들에게.

“일단은 너무 보고 싶어요. 그 말만 생각나요.”

- 앞으로 걸어 갈길.

“일단은 더 겸손한 자세로 열심히 모습 그리고 더 좋은 것이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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