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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사태 장기화 이유는 풀리지 않는 '지분분쟁'

입력 : 2018-06-01 16:46:48 수정 : 2018-06-01 16:4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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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어그룹 홍성은 회장, 작년 히어로즈 구단 간접강제소송서 패소
유상증자가 지분분쟁 중대 변수…이달 14일까지 마무리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이사가 16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프로야구판을 뒤흔드는 넥센 히어로즈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인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구단 정상화를 위해 이장석 서울히어로즈 전 대표이사를 영구 추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지만, 당장 실현 가능성은 작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히어로즈 구단의 대주주는 이 전 대표다.

이 전 대표가 실질적으로 구단의 소유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KBO 사무국도 영구 제명 혹은 퇴출 처분을 내리기 어렵다.

구단 측에서 이에 불복해 법적 조처를 밟으면 사태는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2월 히어로즈 구단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전체 41만 주 가운데 27만7천 주를 보유해 지분율 67.56%로 대주주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과 6년 넘게 지분분쟁을 벌이는 것도 대주주 신분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 전 대표는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금난에 처하자 홍 회장에게 히어로즈 구단 주식 지분 40%를 양도하는 조건으로 20억원을 빌렸다.

히어로즈 구단과 지분분쟁을 벌이고 있는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
이후 홍 회장은 약속대로 주식을 양도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전 대표 측은 '히어로즈 구단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양도가 불가능하다'며 이를 거부했다.

두 사람의 지분분쟁은 법정으로 이어졌고, 2012년 대한상사중재원이 홍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 전 대표는 지분 대신 20억원에 이자까지 얹어서 배상하겠다고 제안했지만, 홍 회장은 이를 거부했다.

이후 이 전 대표와 홍 회장 측은 지루한 법정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한쪽으로 무게추가 기울면 상황이 갑자기 바뀔 수도 있지만, 현재로써는 가능성이 작다.

홍 회장 측은 결국 2016년 이 전 대표를 사기와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이 전 대표는 올해 1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겉으로는 홍 회장 측이 지분분쟁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난해 홍 회장 측은 사태의 분수령이 될 소송에서 모두 패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홍 회장 측은 히어로즈 구단 주식 16만4천 주를 요구하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 하루에 1천만원씩 지급하라는 간접강제 소송을 걸었다.

만약 여기서 승소했다면, 히어로즈 구단에 강력한 자금 압박을 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1심과 2심 재판부는 히어로즈 구단이 비상장 회사로 현재 보유한 자기 주식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했다.

이후 홍 회장 측은 3심을 포기했다.

올 초부터 히어로즈 구단에 관한 부정적인 폭로나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홍 회장 쪽에서 이장석 전 대표의 약점을 지속해서 흘린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면서 "궁극적으로는 이 전 대표가 야구판을 떠나도록 하는 게 목적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넥센 홈구장인 고척 스카이돔.
실제로 이 전 대표와 히어로즈 구단은 트레이드 뒷돈 파문이 터지면서 창단 10년 만에 가장 큰 위기에 놓였다.

이어 이 야구계 관계자는 "홍 회장 측도 이런 식으로 구단 가치가 떨어지면 설령 지분을 받는다 해도 남는 게 없을 것"이라며 "홍 회장과 이 전 대표가 공멸하면 피해를 보는 건 선수와 팬들"이라고 지적했다.

지분분쟁의 가장 큰 변수는 히어로즈 구단이 추진 중인 유상증자다.

히어로즈 구단은 지난달 이사회 결의로 보통주식 574만 주를 주주 우선 배정방식으로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공고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운영자금 조달이지만, 법률 전문가는 입을 모아 경영권 방어를 위한 조처가 주목적이라고 말한다.

이 전 대표가 증자한 주식을 모두 매입하면 홍 회장에게 40%의 지분을 넘겨줘도 경영권 방어가 가능하다.

이에 홍 회장 측에서는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상황이다.

히어로즈 담당 변호사는 "내년 메인스폰서 연장 계약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상증자의 가장 큰 목적은 운영자금"이라며 "14일 이전에는 (유상증자 여부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분분쟁이 끝나야 구단 정상화 또는 매각 등을 논의할 수 있다. 시즌이 한창인 현재로서는 오리무중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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