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깁스하고… 부케 들고…'꼼수 입국' 외국인들 황당쇼

입력 : 2018-05-31 19:14:23 수정 : 2018-05-31 23: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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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불허 10명 중 9명 목적 ‘애매’ / “신혼여행” “진료” “태권도 연수” / 한국 온 이유 가짜로 꾸몄다 들통
지난 4월18일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에 흰 웨딩드레스를 입고 부케를 든 이집트 여성이 등장했다. 한눈에 봐도 결혼식 당일 복장이었다. 함께 온 이집트 남성은 새신랑으로 보이려는 듯 검정색 정장 차림이었다. 이들은 입국심사 때 “한국에 신혼여행을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심사 과정에서 거짓말이 들통나 입국을 거절당했다. 혼인신고 날짜에 관한 진술이 엇갈렸던 것. 특히 신랑 행세를 한 남성은 과거 입국이 불허된 적이 있는데, 당시 “결혼했고 2명의 자녀가 있다”고 한 진술 기록이 남아 있었다.

최근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려다 목적에 대한 소명을 못해 입국을 거절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태권도를 배우러 왔다고 거짓말하거나 가짜 환자로 꾸미는 등 수법도 다양하다.

지난 31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 1∼4월 입국 불허자는 총 1만4126명에 이른다. 이 중 입국 목적 소명이 부족한 경우가 전체의 88.98%인 1만2569명으로 가장 많았다. 입국심사 과정에서 처음 제시한 입국 목적과 체류 자격이 개별 인터뷰를 통해 확인된 입국 목적과 달라 입국을 거부당한 외국인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2015∼2017년에도 입국 목적을 제대로 밝히지 못해 입국이 불허된 사람이 전체의 80∼90%에 달했다.

 
“태권도를 약 1년간 배웠고 연수를 위해 왔다”며 시범을 보이고 있는 아프리카 국적 남성의 모습. 하지만 태권도의 기본 동작과 품새가 아니었다. 법무부 제공
 
지난해 4월에는 “태권도 연수를 위해 왔다”는 아프리카 국적 외국인들이 인천공항에서 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그중 한 남성은 “약 1년간 태권도를 배운 무도 수련생”이라고 주장하면서 즉석에서 주먹을 휘두르는 등 품새 시범을 선보였다. 한국인이라면 보고 웃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엉성한 동작이었다.

지난해 3월 카자흐스탄 남성이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에서 “무릎 수술을 받으러 왔다”며 휠체어를 탔다가 입국을 거부당하자 유유히 걸어서 환승 구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팔에 깁스를 하거나 휠체어를 타고 오는 등 환자로 가장한 경우도 허다하다. 지난해 3월 한 카자흐스탄 남성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에서 거동이 불편한 척 휠체어에 탄 채 입국 수속을 받으면서 “무릎 수술을 받으러 왔다”고 주장했다. 심사관이 확인해보니 그는 정작 정형외과가 아닌 소화기내과 예약증을 지니고 있었다. 입국을 거절당한 외국인은 곧바로 휠체어를 내팽개치고 유유히 걸어 환승구역으로 향했다.

법무부 측은 이런 외국인들이 대부분 불법 취업 등 경제적 목적을 위해 입국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 왔다”고 주장한 이집트 남성의 모습.
법무부가 올해 2월26일부터 지난 11일까지 고용노동부 등 4개 정부 부처와 합동 단속을 실시해 적발한 외국인 불법 체류자는 총 835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354명보다 14% 정도 늘었다. 특히 건설현장의 불법 체류자는 1297명에 달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의 900명에 비해 무려 44%나 급증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관계자는 “자국에 비해 급여 조건과 취업 환경이 유리한 대한민국에 관광 목적 등을 빙자해 입국을 시도하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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