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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는 "고준희양이 뭘 잘못했습니까"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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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31 16:40:23 수정 : 2018-05-31 16:4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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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희양 친부 등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조차 없어” / 고 고준희양 살해 수사 검사, 결심공판서 피의자 비난 / 친부·동거녀에 무기징역 등 구형 “과연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양심조차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선천성 갑상선 기능저하증을 앓고 있던 딸을 학대해 숨지자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된 고 고준희(사망 당시 5)양 아버지 등 피고인들에 대해 무기징역형 등을 요구한 수사 검사의 얘기다.

김명수 전주지검 3부장검사는 30일 전주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정제) 심리로 열린 준희양 친부 고모(37)씨와 고씨 동거녀 이모(36)씨, 이씨 모친 김모(62)씨 등 3명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이들이 저지른 악랄한 범죄를 비난했다.

김 검사는 이날 구형에 앞서 “준희양은 제대로 치료를 못 받았고 약도 제대로 먹지 못했는데도 피고인들은 아무 죄도 없는 어린아이를 학대해 생명을 무참히 짓밟았다”고 밝혔다.

또한 “피고인들은 호흡도 못 하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오로지 처벌받을까 두려워 암매장까지 했다”며 “범행 후에는 준희양이 살아 있는 것처럼 생일 파티를 하는가 하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여행을 가고 취미생활을 즐겼다”고 힐난했다.

김 검사는 피고인들이 실종을 기장해 수사기관에 신고한 이후 이 사건이 외부로 드러난 지난해 12월부터 수사를 진두지휘해 누구보다 내막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 그만큼 비인간적이면서도 극악무도한 이들의 범죄 사실에 분노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 검사는 피고인들을 향해 “고준희양이 뭘 잘못했습니까”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준희양은 아프다고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그렇게 죽었는데 여전히 피고인들은 눈물조차 흘리지 않는다”며 “단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반성하거나 참회하는 모습, 그것도 아니면 이미 죽어버린 준희양에게 미안한 감정이라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로 이들의 비정함에 일침을 가했다.

이를 지켜보던 방청객들은 일제히 눈물을 훔쳤다. 가족의 따듯한 보살핌 속에 어릿광을 부려도 부족할 준희양이 감상선 기능장애로 몸조차 가눌 수 없는 상황에서 엄마와 헤어진 아빠와 그의 내연녀 밑에서 받았을 고통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기 때문이었다.

고씨와 이씨는 형량을 줄이기 위해 재판 내내 서로 죄를 떠넘기며 혐의 일부를 부인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여 다시 한 번 공분을 사기도 했다.

김 검사는 고씨와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준희양의 암매장을 도운 김씨에게는 징역 7년을 각각 구형하고 법의 준엄한 심판을 기대했다.

이들은 지난해 4월 중순 건강이 악화돼 주로 앉아 지내던 준희양의 발목과 등을 수차례 밟아 갈비뼈 3개를 부러뜨리는 등 학대해 몸을 가누기 힘든 상황에 빠트리고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로 인해 결국 준희양이 숨지자 같은 달 27일 오전 2시쯤 김씨와 함께 시신을 군산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달 29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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