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KTX 해고승무원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수사와 김명수 대법원장 면담 요청하며 기습 점거 시위를 하고 있다.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 제공 |
KTX 열차승무지부 소속 해고 승무원들과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29일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전 대법원장과 대법관들, 그리고 청와대와 거래한 자들은 사법정의를 쓰레기통에 내던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항의의 뜻으로 대법원 대법정에 무단으로 진입했다가 법원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시위대 등이 대법정에 무단으로 진입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KTX 해고 승무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 앞에서 박진웅 대법원 공보관(왼쪽 두 번째)과 면담을 하고 있다. 이날 이들은 대법원 청사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당시 ‘판결 뒷거래’에 희생됐다며 김명수 대법원장과 면담을 요구하는 기습 시위를 벌였다. 뉴시스 |
대법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을 보좌하는 김환수 비서실장이 30일 해고 승무원들을 면담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선 대법원 차원의 공식 해명과 함께 수습책 논의 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대법원의 사법행정권 남용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키코 공동대책위원회’,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등과 함께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이처럼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이 확산하자 대한변호사협회가 성명을 내고 검찰의 신속한 수사와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이 양 전 대법원장 조사 계획을 묻자 “신중히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답해 대법원이 양 전 대법원장을 직접 조사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일선 판사들은 이번 자체 조사 결과의 처리 방향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잇따라 소집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단독판사회의는 다음달 4일 ‘현 사태에 관한 입장 표명’을 안건으로 하는 회의를 연다. 서울가정법원도 같은 날 단독 및 배석판사 회의를 열 계획이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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