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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1000억 환원… 경영권 승계 않겠다”

입력 : 2018-05-29 21:05:52 수정 : 2018-05-29 21: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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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대기업 지정 계기 사회 진 빚 갚기로… 어린이재활병원 설립·벤처 창업 지원” / IT·게임업계 경영권 승계 포기 첫 사례 / ‘넥슨 공짜 주식 사건’ 반성문 성격 풀이
‘넥슨 공짜 주식’사태와 ‘가족 경영’ 등 문제로 논란에 섰던 NXC 김정주 대표가 재산 1000억원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고 경영권도 대물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재벌기업에서 자녀에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공식화한 것은 이례적이며, 국내 정보기술(IT)·게임 업계에선 김 대표가 처음이다.

김 대표는 29일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사회공헌사업 계획을 밝히며 “서울에만 있는 어린이재활병원이 전국 주요 권역에 설립될 수 있도록 하고, 청년들의 벤처창업투자 지원 등 기부 확대를 해나가겠다”고 했다. 지난 경험에 비추어 이와 같은 활동에 1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김 대표는 전문가와 함께 관련 준비과정을 거친 뒤 기부 규모와 방식, 운영주체와 활동계획을 조만간 밝힐 예정이다.

김 대표는 “회사가 자산총액 5조원을 넘어서는 준대기업으로 지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사회에 진 빚을 되갚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생각했다”며 재산 사회환원 배경을 설명했다. 넥슨은 작년 9월 총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어 게임업계 최초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이어 김 대표는 “저의 아이들에게 회사의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 공개적인 약속이 성실한 실행을 이끈다는 다짐으로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와 유정현 NXC 감사는 부부로, 미성년인 딸 둘을 두고 있다.

김 대표 부부는 NXC 지분 70% 이상을 보유하며 그룹을 이끌고 있으나 정확한 지분상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NXC는 일본 상장법인 넥슨의 최대주주이고, 넥슨은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가지고 있으며 넥슨코리아가 다시 넥슨네트웍스, 네오플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지배관계를 고려할 때 김 대표 가족 경영의 넥슨 지배력은 절대적이었고, 이는 진경준 검사장 관련 비리를 회사 내부에서 누구도 견제하지 못하게 한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대표는 진경준 전 검사장에게 2005년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매입할 대금 등 특혜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추상적이고 막연한 기대감만으로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최근 무죄가 확정됐다.

‘벤처 1세대’ 김정주 대표가 대규모 재산 사회환원과 경영권 불승계 방침 등을 발표한 것은 확실히 눈길을 끈다. 넥슨 공짜 주식 사건 등에 대한 ‘반성문’ 성격으로 풀이된다는 평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나친 보여주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관리역량만 갖추면 되는 일반 제조업 대기업과 달리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IT 기업의 경우 경영권 불승계가 큰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국게임학회 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교수(경영학)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이 같은 발표를 한 것은 조금 오버스럽다”며 “반성이나 자숙보다는 ‘이 정도 하면 된 것 아니냐’는 액션 느낌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정작 게임산업에 대한 사회환원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진정성이 결여됐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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