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잠시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연과 함께 감성 체험을 통해 마음을 치유하고 싶어 찾았다고 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 있었고, 농장에서 휴식을 통해 삶의 에너지를 찾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황정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
치유농업은 바쁜 일상으로 지친 현대인이 우리 농촌이 가지고 있는 여러 자원이나 농업활동을 통해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 활동을 말한다. 우리나라 치유농업은 이제 시작단계이지만 그 가치는 높게 평가되고 있다. 치유농업의 한 분야인 원예치료 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결과가 수치로 말해준다.
식물을 기르고 돌보면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암환자와 학교에 적용했더니 그 결과는 놀라웠다. 암환자의 경우엔 우울감이 45%, 스트레스는 34% 줄어들었고, 정서적 삶의 질은 13% 높아졌다.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한 식물 기르기 활동에서는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자녀의 자존감과 정서적 표현이 증가했다. 더욱이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교폭력 감소 대책 사업비를 지원받아 텃밭 프로그램을 운영했더니 폭력이 급격히 줄어 더 이상 사업비를 지원받을 수 없게 됐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치유농장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에 참석했더니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22% 감소했고, 행복호르몬인 도파민이 55% 증가했다는 결과도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치유농업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앞으로 치유농업의 발전 가능성이 크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치유농업이 가장 발전한 나라는 네덜란드다. 네덜란드는 약 1200개의 치유농장을 중심으로 국민이 치유농업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을 때엔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정부가 유기적인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관련 연구를 수행하며 다양한 성과를 도출해 내고 있으나 치유농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더욱 많은 연구와 제도가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가야 할 길이 멀다. 하지만 치유농업의 발전 가능성으로 볼 때 미래는 밝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농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고 있는 치유농업을 통해 국민 행복지수도 상승곡선을 그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과중한 업무로 스트레스를 풀고, 육아의 긴장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치유농업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싶다.
황정환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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