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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평양회담’ 전 제3차, 4차 남북정상회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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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27 15:42:52 수정 : 2018-05-27 15: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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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2차 남북정상회담은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처음 만난지 29일 만에 이뤄졌다. 두 정상이 판문점선언에서 예정한 ‘문 대통령의 올 가을 평양 방문’보다 재회 시기가 훨씬 앞당겨진 셈이다.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북한 최고지도자를 두 번째 만난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인데, 문 대통령은 27일 춘추관 기자회견에서 “앞으로도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서로 통신하거나 만나, 격의없이 소통하기로 했다”고 밝혀 남북 정상 간 수시 회동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무산 위기 속에 전날 전격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지난 4월의 역사적인 판문점 회담 못지않게,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이뤄진 이번 회담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면 중대한 현안이 발생했을 때 정상 단위의 긴밀한 소통이 있어야 양측의 불필요한 오해를 막고 신속한 의사 결정도 가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문 대통령의 오랜 소신이기도 하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았던 문 대통령은 이미 정상회담의 수시 개최를 강하게 주장했었다. 문 대통령은 2011년 펴낸 저서 ‘운명’에서 당시 북측과의 실무 합의문과 관련해 “우리가 욕심을 냈던 것이 거의 들어가 있었는데 딱 하나 빠진 게 있다면 정상회담 정례화였다”고 회고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철학은 4·27 판문점선언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양 정상은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해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한다’는 문구가 들어간 것이다.

이번 제2차 정상회담은 북측이 제의한지 단 하루 만에 성사되면서 판문점이 정상 간 수시 회동의 최적지라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판문점은 직선거리로 서울에서 52㎞, 평양에서는 147㎞밖에 안 되는 데다가 비무장지대라는 중립지역 안에 있어서 양 정상이 만나기에 부담이 덜하다. 의전, 경호 등 격식을 최소화한 채 의제에 집중하는 실무형 회담이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이는 2000년 6월에서 2007년 10월까지 7년, 2007년 10월부터 2018년 4월까지 10년여의 시차를 두고 마주 앉았던 남북 정상이 이번에는 약 한달 만에 재회한 데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 마무리발언에서 “과거에는 남북 정상들끼리 마주앉게 되면 긴 시간 동안 많은 변화를 느끼곤 했는데, 필요할 때 이렇게 연락해서 만날 수 있다는 게 남북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하나의 징표”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임기 말 남북정상회담을 열었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달리 문 대통령은 임기가 아직 4년이나 남았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집무실에 이미 핫라인(직통전화)이 놓여 있어 양측 실무 차원의 ‘탐색전’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산 정상이 보일 때부터 한걸음 한걸음이 더욱 힘들어지듯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평화에 이르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만큼 ‘비핵화 이행-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 등 과정에서 두 정상이 무릎을 맞대고 허심탄회할 대화를 갖는 일이 잦아질 수 있다. 가을 평양 회담이 두 정상 간 제3차 회담이 아닌 제4차, 제5차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실무 차원에서 보면 어제 정상회담은 4·27 회담 이후 남북 정상 간 구축되고 있는 신뢰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다”며 “특히 남북 정상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을 확대해 나가고 격의 없는 실무적 성격의 회담을 갖자는 데 합의했는데, 유례 없는 좋은 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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