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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학개론] (12) 어서 와! 결혼은 처음이지!

입력 : 2018-05-26 16:30:03 수정 : 2018-05-26 16: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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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좀 된 언니가 이제 막 결혼하는 동생에게 당부하는 말!

 


오늘 너의 결혼식 참 예쁘고 아름다웠다. 5월의 신부가 예쁘다고 하더라만 정말 예쁘더라.
 
입장하는 네 모습을 보는 내내 오래전 결혼한 내 모습이 스쳐 지나가면서 많은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결혼한 지 좀 된 언니가 이제 막 결혼하는 너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몇 가지를 준비해봤어. 너의 결혼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 

◆“많이 놀랐지? 이 사람이 그 사람이야!”


결혼을 하면 아마 얼굴은 분명 알던 사람인데 행동은 전혀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될 거야. 너무 놀라지 마. ‘그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니까. 하늘의 별도, 달도 따다 줄 것만 같았던 그 사람! 기억하지? 그런데 결혼하면 그 사람은 어디론가 가고, 아마 전혀 다른 사람이 소파에서 자고 있을지도 몰라. 주말마다 극장에서 최신 영화를 보던 그는 아마 그 소파와 혼연일체가 되어 토·일 48시간을 TV만 보면서 지낼 수도 있어. 거듭 강조하는데 너무 깜짝 놀라지 마, 그 사람이 그 사람 맞으니까. 아 참 요즘은 TV 대신 스마트폰에 매달리지 않을까 싶다.

◆“여기가 어디지? 나는 누구?”


결혼하면 ‘깜놀’하는 것 중에 하나가 우리나라에 ‘시’씨 성을 가진 이들이 있다는 거야. ‘시부모님‘을 필두로 ‘시고모’, ‘시이모’, ‘시조카’ 등 갑자기 늘어난 ‘시’씨가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이 될 수도 있어. 이건 집안마다 사이즈가 좀 달라.

네 성격이 엄청 꼼꼼해서 언니가 좀 걱정이다. 외우려고 하지만 어차피 외워지지도 않고 외울 수도 없어. 외울 필요도 없고.

그래도 다행인 건 1년에 한두번 만나는 분이 대부분이야. 자주 만나지는 않는다는 얘기지. 그래서 집안 대·소사가 있을 때 멀리서 봤을 때 어디선가 본 듯한 사람이다 싶으면 무조건 인사해. 그게 답이야. 뭐 모르는 사람이라도 인사하는 것 좋잖아! 

◆“48시간 아이와 놀아주고, 육아 휴직하는 남편! 꿈도 꾸지 마.”


요즘 아이 띠도 하고, 육아에 적극 참여하는 남편이 많지. 아내 없이 아이와 48시간을 함께하는 연예인도 TV에서 자주 보이는데, 그런 남자는 애당초 꿈도 꾸지 마! 우리 집에는 없어. 내가 살펴보니 옆집에도 없는 것 같고, 뒷집에도 없더라. ‘엄친아’ 못지않게 현실에서 찾기 쉽지 않아. 내가 집안일을 할 때 잠깐이라도 아이랑 놀아주면 그게 다라고 여겨. 

◆“아마 너의 단점을 고스란히 닮은 어떤 아이가 태어날 거야. 잘해줘.”


아, 정말 중요한 것을 깜빡했구나. 아마 그 어떤 경험보다 깜짝 놀라게 하는 ‘서프라이즈’한 경험을 하게 될 거야. 너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단점만 빼박(?)은 생명체를 만나게 될 거야. 아마 니가 잊고 살았던, 숨기고 싶었던 단점을 그대로 안고 태어났을 거야. 너무 화내지 말고 ‘그러려니’하면서 잘해줘.

그래도 키우다 보면 귀여운 구석도 있고, 너랑 닮아서인지 애잔한 생각도 들어. 가끔은 나에게 ‘사랑한다’고, ‘세상에서 엄마가 최고’라는 말도 해. 단 그 기간이 무척 짧아. 한 15년 정도 키우면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미워’로 멘트가 바뀌니까 그래도 너무 놀라지는 마.

아! 당부해주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게. 다음에 시간이 되면 천천히 더 이야기해 줄게. 할 얘기가 너무 많거든!

일단 신혼여행 신나게 즐기고!

이윤영 방송작가  blog.naver.com/rosa0509, bruch.co.kr/@rosa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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