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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운 죽음이란 무엇인가”… 웰빙 넘어 웰다잉 수업

입력 : 2018-05-26 03:00:00 수정 : 2018-05-25 20: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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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식/김영사/1만4000원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임종학 강의 / 최준식/김영사/1만4000원

지난 2월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돼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한 연명의료 대신 스스로 존엄한 죽음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호주의 104세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이 불치병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인간다운 모습으로 생을 마감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죽음을 택하면서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한 관심이 높다. 도대체 인간다운 죽음이란 무엇인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죽음학의 대가로 불리는 최준식 교수의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임종학 강의’는 이 같은 물음에 답하는 웰다잉 안내서라 할 만하다. 저자는 한국학과 종교학, 죽음학을 넘나들며 1990년대부터 한국의 역사와 문화, 종교와 죽음을 폭넓게 연구했다. 국내 처음으로 한국죽음학회를 설립해 한국인의 의식과 죽음에 대해 탐구해 왔다. 죽음을 언급하는 자체를 두려워하는 풍토에서 주변으로부터 한때는 ‘무슨 대나무소리(竹音)를 연구하느냐?’라는 비아냥을 들었지만 요즘은 그의 임종학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책은 임종을 눈앞에 둔 환자뿐 아니라 죽음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읽고 준비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조언을 담고 있다. 죽음을 인식한 순간부터 임종 후 사별까지의 긴 과정을 본인·가족·의료진 등 구성원별로 임종에 대처하는 자세를 풀어낸다. 저자는 인간다운 마무리를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먼저 유언장을 써볼 것을 제안한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것처럼 자신의 장례식을 디자인하거나 남기고 싶은 말을 간단한 써보는 것이다.

그는 또 ‘임종실’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임종실이란 죽음이 임박했을 때 환자와 가족들이 임종을 준비하는 방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대부분이 병원에서 생을 마친다. 공간이 협소한 6인실의 경우 다른 환자들이 임종의 과정을 전부 지켜보게 된다. 운명 직전의 소생시술, 고인의 가족들이 슬퍼하는 모습 등은 보는 이에게 충격을 유발한다. 반면 임종실에서는 폐를 끼치지 않고 환자와 가족들이 충분히 대화하면서 마지막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의 말이다.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죽음 자체를 준비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 문제로 돌아옵니다. 좋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좋은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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