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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금수저 전형’ 논란 빚는 지역균형선발 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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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25 10:00:00 수정 : 2018-05-25 0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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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신입생 뽑는다고 하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어감상 무슨 지방이나 시골에서 가정 형편이 어렵지만 우수한 학생들 뽑는 전형으로 아는데 그렇지 않다. 서울 강남부터 지방까지 고교별로 2명씩 학교장 추천받아 지원한 애들 보면 자녀 교육에 엄청 신경쓰고 사회·경제적 배경이 대단하거나 지역 유지인부모들의 자녀가 많다. 비슷한 수시 전형을 하는 고려대 등 다른 주요대학 사정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입시전문가 A씨)

24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의 대표적 학교생활기록부종합(학종) 전형의 하나인 ‘지역균형선발전형’(지균)을 두고 ‘금수저 중의 금수저 전형’이라거나 ‘지역유지전형’이란 말이 나돈다. 서울대의 2109학년도 지균 모집인원은 750여명이다. 지역인재를 고르게 뽑는다는 취지로 도입된 지균에 왜 이런 불명예스러운 딱지가 붙여진 것일까. 서울대 등에 따르면, 학교장의 추천을 받은 고교별 2명 이내의 졸업예정자는 지균에 지원할 수 있다. 다만 지원자들은 ‘각 학교를 대표할 만한 우수 학생’이어야 한다. 계열별 지원제한은 없지만 통상 일선 고교에서는 ‘추천 공정성’ 시비를 없애려고 인문·자연계열에서 1명씩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또 교과 성적만 보는 게 아니라 서류와 면접 등 종합평가로 선발하나 학교 현장에서는 계열별 1등이나 전교 1,2등 위주로 추천하는 편이다. 요컨대 학교장들은 ‘우리 학교를 대표할 만한 우수학생이면서 내신 성적이 취상위권이고 서류·면접심사 준비도 잘 할 수 있는 학생’ 2명을 지균에 추천할 공산이 크다. 바로 이 여기에 지균이 오명을 사게 되는 여지가 생긴다. 그런 조건을 충족하려면 아무래도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탄탄한 가정의 학생들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대형입시컨설팅업체 관계자는 “해마다 전국의 고3 학생 몇백 명이 지균 지원을 위해 컨설팅을 받으러 오는데 가정 배경을 보면 대부분 부모가 평범한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내신 성적도 좋아야 하지만, 단순히 내신만 가지고 뽑는 전형이 아니다보니 부모가 지역에서 내로라하고 자녀 교육에 물심양면으로 투자할 정도로 집안 환경이 좋은 애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같은 맥락에서 일부 교사는 “학교들이 전교 1,2등만 지균에 추천하는데, 결국 서울대가 전국 고교별 1,2등을 지원받은 뒤 정성평가로 가장 입맛에 맞는 학생들을 미리 빼가는 것 밖에 안돼 학종으로서 의미가 있나 싶다”며 “서울 강남권 등 스펙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지역 출신 선발 인원이 늘고 그러지 못하는 지방은 선발 인원이 야금야금 주는 것 같다”고 꼬집는다.

입시전문가 A씨는 “서울대와 고려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은 ‘학종을 통해 지방과 시골의 일반고 학생이 몇 명 늘었네, 정시보다 수시로 들어온 학생들의 학점이 더 좋네, 내신 3·4등급도 들어올 수 있네’하며 학종의 장점만 홍보할 뿐 어느 지역의 어떤 고교 학생이 얼마나 들어왔는지는 일체 안밝힌다”며 “지방의 비평준화 일반고의 경우 서울의 웬만한 자사고보다 수준이 높아 내신 경쟁이 치열한 학교들도 있다. 이들 학교 사례를 일반화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지방의 한 일반고 진학담당 교사는 “아무래도 집안 배경이 좋은 아이들이 자기소개서와 학생부에 자세하고 화려한 내용을 실을 게 많으니 지균 등 학교(장) 추천 전형에 유리할 수 있다”며 “다만 서울대는 대표적인 국립대인 만큼 가급적 힘든 가정환경 속에서도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우수 학생들을 뽑도록 힘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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