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김동환의 월드줌人] 교수는 '성적'을 미끼로 '성적'인 요구를 내게 했다

입력 : 2018-05-25 13:00:00 수정 : 2018-05-24 14:04:5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나이지리아 오순 주(州)의 한 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밟던 모니카 오사지(23)는 어느 날 담당 교수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점수를 낮게 주던 교수가 노골적으로 자기와 하룻밤을 보내면 성적을 높여주겠다면서 성관계와 낮은 학점 중 하나를 택하라고 말했다.

오사지는 성적을 미끼로 성(性)적인 요구를 교수들로부터 받은 수많은 여학생 중 한 명이었다.

 

나이지리아 오순 주(州)의 한 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밟던 모니카 오사지(23·사진)는 어느 날 담당 교수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점수를 낮게 주던 교수가 노골적으로 자기와 하룻밤을 보내면 성적을 높여주겠다면서 성관계와 낮은 학점 중 하나를 택하라고 말했다. 미국 CNN 영상 캡처.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오사지는 자기가 들은 제안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더라도 누구 하나 믿어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어진 교수와의 대화를 몰래 휴대전화로 녹음했다.

교수는 오사지에게 총 다섯 차례에 걸친 성관계를 요구했으며, “왜 내가 그래야 하느냐”며 “차라리 낮은 학점을 달라”고 맞받아치는 오사지의 말까지 고스란히 담겼다.

오사지는 학교 측에 교수의 행태를 고발하기 위해 음성파일을 전달했으며, 소식이 알려지고 음성파일이 외부에 공개되면서 오사지는 대중의 비난을 받는 동시에 비슷한 처지 피해자들로부터 상담을 요청받는 위치에도 놓이게 됐다.

리차드 아킨델로 알려진 교수는 자기 책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오사지와 친해졌으나, 노골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하고 성적을 미끼로 그를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킨델 교수는 정확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CNN의 요구에 “학교 측이 조사에 들어갔으므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했다.

현재 아킨델 교수는 직무정지 처분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사지는 자기가 들은 제안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더라도 누구 하나 믿어주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어진 교수와의 대화를 몰래 휴대전화로 녹음했다. 교수는 오사지에게 총 다섯 차례에 걸친 성관계를 요구했으며, “왜 내가 그래야 하느냐”며 “차라리 낮은 학점을 달라”고 맞받아치는 오사지의 말까지 고스란히 담겼다. 미국 CNN 영상 캡처.


‘미투 캠페인’과 함께 모두에게 오사지의 사연이 밝혀지면서 일각에서는 그를 향한 응원이 쇄도하지만, 오사지를 비꼬거나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이 더 많은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오사지의 피해 사실이 공개된 후, 은행에서 그를 만난 한 남성은 “교수에게 괴롭힘당한 여학생이 아니냐”고 비꼬았다.

또 오사지를 알아본 은행 측은 그의 돈을 모두 인출해서 다시는 거래를 하지 말라고도 한 것으로 알려져 듣는 이의 충격을 더했다.

SNS에서도 오사지가 교수를 유혹하려 했다는 헛소문이 떠돌아 그를 더욱 힘 빠지게 했다고 CNN은 전했다.

오사지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캠퍼스에 만연한 교수들의 행태에 시달린 여학생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며 “오히려 내 이야기를 공개하니 마음도 가뿐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아킨델 교수에게 피해를 봤다는 여학생이 몇 명 더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와 관련해 해당 교수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오사지의 주장과 관련한 내용을 먼저 조사하고 있어서 다른 학생들의 피해 사실까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조만간 정확한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는 오사지가 다니는 학교뿐만 아니라 전국 어느 대학에서든 비슷한 일이 벌어졌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한편 오사지의 이야기가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학생들을 보호할 의무가 학교에 있다”는 네티즌들의 글이 트위터를 포함한 SNS에서 퍼지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
  • 이다희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