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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일괄타결, 단계별 이행…北 '숨통' 틔워준 트럼프

입력 : 2018-05-23 18:37:49 수정 : 2018-05-24 00: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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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성 보인 ‘트럼프 모델’은 / ‘빅뱅식’ 접근 방법에서 전략적 변화 / 北·美회담 조건으로 ‘CVID’ 재강조 / 체제 보장·경제 지원 당근책도 제시 / 김정은에게 ‘협상 진전’ 숨통 열어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트럼프 모델’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그 핵심은 ‘일괄타결, 단계별 이행’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 체제 보장 등 모든 현안을 놓고 한꺼번에 합의가 이뤄지는 일괄타결(all-in-one)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정부는 특히 회담 타결 직후에 북·미 양측이 취해야 할 조치를 우주가 폭발하듯이 일거에 단행하는 ‘빅뱅식’ 접근 방법을 제시했었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두 차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난 뒤 제시했던 ‘단계별 동시 이행’ 방식에 대한 맞대응 카드였다.

손 잡은 두 정상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단독회담을 하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에 기존의 입장에서 한 걸음 후퇴하는 전략적인 변화를 보였다. 북한의 핵·미사일 해체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현실을 고려해 주요 현안을 한꺼번에 논의하되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별’ 접근 방식을 접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그러나 북핵 문제 해결 절차가 과거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속전속결로 최단 기간 내에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북·미정상회담에 앞선 상징적인 비핵화 조처→회담 타결 이후 6개월 이내에 실질적인 핵 폐기 돌입→2020년까지 실질적인 핵 폐기 완결의 일정표를 마련해 놓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북한에 요구했던 일괄타결 방식에서 한 걸음 물러나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의 단계적 폐기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방식에 대해 “일괄타결이 좋을 것이나 그렇게 되어야 할까”라고 반문한 뒤 “나는 완전히 확언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 일괄타결 방식에 변형을 가할 것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북핵 해법을 둘러싸고 북·미 간 교착 상태가 계속되고 있어 김 위원장에게 숨통을 틔워주려는 태도를 보였다는 게 미국 언론의 분석이다. 그는 우선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물 건너가는 사태는 막아야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지적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북한 핵 프로그램을 일시에 제거할 수 없다면 그 시간을 최대한 줄여 단계별로 해체하는 방식을 받아들이는 융통성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려면 북한이 ‘특정한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미 국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특정한 조건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라고 확인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나는 우리가 내내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형식은 바뀔 수 있지만, CVID라는 북핵 협상의 전제는 바뀌지 않았다는 얘기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이 일부 핵무기의 해외 반출, 핵 시설의 부분 해체, 조기 사찰 수용 등 과거에는 합의 이행의 마지막 단계로 잡아 놓았던 조처를 상징적으로 미리 단행할 것을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대북 체제 보장과 경제 지원의 ‘선물’ 목록을 제시하고 “그(김 위원장)는 안전할 것이고 행복할 것이며 그의 나라는 부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한국에 수조 달러를 투입해 놀라운 경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듯이 이번에는 북한이 잘살 수 있도록 미국이 한국, 일본 등과 함께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설명이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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