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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 vs 우려… 문 대통령 '한반도 운전자론' 중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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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23 10:15:23 수정 : 2018-05-23 10: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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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기대와 새로운 우려가 교차한 한·미 정상회담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회담한 뒤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이 엄청난 (세계사) 대전환의 위업을 반드시 이룰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밝혔다.
5·22 한·미 정상회담은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렸다. 북한이 최근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이에 미국 조야에서 북핵 협상에 대한 회의론이 증폭되는 와중에 열리는 까닭에 북한 비핵화 및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던 시점이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반드시 성공시켜 65년동안 끝내지 못했던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룸과 동시에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미 간에도 수교하는 등 정상적 관계를 수립해 내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것은 세계사에서 엄청난 대전환이 될 것이며, 그 엄청난 대전환의 위업을 트럼프 대통령이 반드시 이룰 것이라는 믿음이 있고 저도 거기에 최선을 다해 협조할 것”이라고 다음달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역사적 정상회담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 도착해 방명록을 남긴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오벌오피스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두 정상의 이번 만남은 일단 긍정적인 시그널이 많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북한의 체제 불안 해소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북한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북·미 간 실질적·구체적 비핵화와 체제안전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최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이지만 이게 양국의 대화판까지 깰 의도는 아니며 북한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두고 북·미 간 밀도 있는 협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트럼프 미 대통령도 비슷한 상황인식을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도입 즈음 기자들과 가진 문답에서 김 국무위원장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수용하면 정권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고, 한국처럼 경제적 번영을 이루도록 대폭적 지원에 나설 뜻을 밝혔다.

미국은 북한의 CVID 의지가 확실하다면 비핵화 방식에 있어서도 융통성을 발휘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일괄타결 방식이 아닌 단계적 방식 또한 가능하다는 뉘앙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괄타결이 좋다”면서도 “완전히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이 바라는대로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의지도 확실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 “열리지 않을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 “안 열려도 괜찮다”고 밝혀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비록 조건부이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연기 또는 취소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가 원하는 어떤 조건들이 있고 그러한 조건들이 충족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맥락상 회담 연기나 취소를 말한 것이 아니라고 해석했다. 성과 없는 회담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함으로써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와 결단을 촉구한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 취소 연기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 일단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일련의 정상들 간 만남이 암초를 만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이 중대 기로에 놓였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양쪽이 생각하는 비핵화 구체적 방법론이 다 나온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 단계에서 무엇을 하고 저단계에서 무엇을 하고 하는 논의가 나온 것은 아니다”며 “그래도 충분히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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