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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외국인 모시기' 총력 펼치는 은행권

입력 : 2018-05-21 20:49:43 수정 : 2018-05-21 21: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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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銀 작년말 기준 460만명 / 해마다 5% 이상씩 꾸준히 증가 / 해외송금 규모 4조원 이상 추정 / 특화점포 확대 등 다양한 서비스
국내 체류 외국인을 붙잡기 위한 은행들의 쟁탈전이 치열하다. 은행들은 200만명을 훌쩍 넘어선 국내 체류 외국인들을 겨냥해 외국인 근로자 특화 점포 확대, 송금 수수료 혜택, 통번역 지원, 한국어 교실 등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외국인 고객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460만명이다. KEB하나은행이 160만명, 우리은행 103만명, KB국민은행 82만명, 신한은행 64만명, NH농협은행 51만명 수준이다. 외국인 고객은 매년 5% 이상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 체류 외국인 증가가 거래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14년 179만8000명에서 지난해 218만명으로 21.3% 늘었다. 특히 결혼이민 등 장기거주 외국인은 같은 기간 65만3000명에서 84만8000명으로 30% 늘었다.

외국인 근로자의 연간 송금규모는 4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10년 내 400만∼5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이 외국인 근로자들을 집중 공략하는 이유다.

국민은행은 지난 20일 화성에 ‘화성발안 외환센터’를 열었다. 안산 원곡동, 서울 오장동, 김해, 광주(경기도), 의정부에 이어 여섯 번째다. 우리은행도 같은 날 평택외국인일요송금센터를 열었다. 안산, 김해, 의정부 외국인금융센터를 포함해 4개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가장 많은 18곳을 운영 중이며, 신한은행은 현재 3곳인 외국인 전용센터를 5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들 점포는 평일에 은행을 찾기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 일요일 영업을 하고 있다. 중국, 베트남, 태국 등 외국인 직원이 상주하며 언어 통역 및 금융상담을 지원한다.

송금 수수료 인하 경쟁도 뜨겁다. 국민은행은 아시아 18개국 125개 해외 은행과 제휴해 송금 수수료를 1000원으로 낮췄다. 우리은행은 송금액과 상관없이 5000원이며, 농협은행은 최대 43.5% 우대된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베트남 모바일 결제 사업자 엠서비스와 손잡고 베트남 핸드폰 번호로 실시간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를 기념해 8월까지 송금 수수료가 면제다. 농협은행은 베트남 아그리뱅크와 연계해 수취인이름과 송금번호만으로 송금할 수 있게 했다.

외국인 대상 전용 상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국민은행에는 통장, 체크카드, 신용카드, 적금 및 해외송금을 패키지로 묶은 외국인 특화 상품이, 농협은행에는 예금이율, 환율우대 등 혜택이 있는 외국인 전용통장·적금이 있다. 제한이 있긴 하지만 외국인 대상 대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신용정보원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국내 거주 외국인 개인대출 규모는 지난해 4조6960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대부분 담보대출로, 고소득·전문직 고객이 많아 연체율도 낮다. 신한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장기거주 외국인에게 전세자금을 대출해주고 있다.

다양한 ‘고객 감동’ 서비스는 외국인 고객을 끌기 위한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외국인 고객 중 15명을 추첨해 고향 방문을 위한 왕복항공권을 선물했다. 신한은행은 의정부외환센터에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회의실, 한국어학당, 무슬림을 위한 기도실 등을 갖춰놓았다. 우리은행은 위비톡을 통해 음성 번역 서비스로 외국인에게 생활 속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김장원 우리은행 외국인영업부 부부장은 “외국인 고객은 예금액이 생각보다 많다”며 “또 외국인 근로자들은 커뮤니티가 잘 형성돼 있어 지인 소개, 입소문 영업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장기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송금 외 금융서비스 수요도 미래 먹을거리가 될 수 있다. 장기적·안정적으로 금융거래를 유지하는 외국인에게는 정교한 여신평가 등을 통해 대출 확대 등도 가능하다는 평가다. 백철 신용정보원 수석조사역은 “외국인 금융거래 수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금융서비스 영역을 다각화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글로벌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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