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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청춘보다… 칸은 ‘따뜻한 가족애’를 선택했다

입력 : 2018-05-20 21:23:27 수정 : 2018-05-20 21: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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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 본상은 놓쳤지만/韓 첫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신점희 미술감독 벌칸상 수상도/황금종려상 日 고레에다 감독
19일(현지시간)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만비키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오른쪽)이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칸=신화연합뉴스
“이곳에는 레드카펫도 화려한 플래시도 없습니다. 하지만 레드카펫은 제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던 반면, 이곳은 현실적으로 느껴집니다. 영화 ‘버닝’은 현실과 비현실, 있는 것과 없는 것,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탐색하는 미스터리입니다. 여러분이 그 미스터리를 가슴으로 안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 ‘버닝’으로 제71회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은 이창동 감독이 19일(현지시간) 영화제 폐막식에 앞서 열린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시상식에서 이같이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 상은 전 세계 영화 평론가, 영화 기자 등으로 구성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이 선정한 최고의 작품에 수여하는 상이다.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한국영화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버닝’의 신점희 미술감독은 폐막식 후 공지되는 ‘벌칸상’을 수상했다. 벌칸상은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 가운데 촬영, 편집, 미술, 음향 등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기술아티스트에게 주는 상이다. 한국 영화 수상은 2016년 영화 ‘아가씨’의 류성희 미술감독에 이어 두번째다.

번외상 2관왕에 오르며 작품성을 증명한 ‘버닝’은 정작 기대를 모았던 본상 수상 명단에는 들지 못했다. ‘밀양’(2007)으로 여우주연상(전도연), ‘시’(2010)로 각본상을 받았던 ‘칸의 남자’ 이창동 감독의 신작인 데다, 언론과 평단의 극찬이 이어졌기에 수상 여부보다는 어떤 상을 받을지에 관심이 모이던 터였다.
'버닝'으로 칸 영화제에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오른쪽 두번째)이 배우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CGV아트하우스 제공

한 영화계 관계자는 “심사위원들은 평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에 영화 전문지와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오히려 독이 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칸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이 부문에 다섯번째 도전한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에 돌아갔다. 일본 영화가 이 상을 받기는 1997년 이마무라 쇼헤이의 ‘우나기’ 이후 21년 만이다. 고레에다 감독은 앞서 네 차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랐던 대표적 ‘칸 패밀리’로 ‘아무도 모른다’(2004)의 주연 야기라 유야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겼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

‘만비키 가족’은 할머니의 연금과 도둑(만비키)질로 살아가는 한 가족이 홀로 추위에 떨고 있던 다섯살 소녀를 데려와 가족으로 맞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고레에다 감독 영화의 키워드인 ‘가족’은 이번 영화에서도 잔잔히 흐르며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고레에다 감독은 시상대에 올라 “이 자리에 있어 행복하다. 영화를 제작하고 나아갈 용기를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심사위원대상은 미국 스파이크 리 감독의 ‘블랙클랜스맨’이 받았다. 심사위원상은 레바논 출신 나딘 라바키 감독의 ‘가버나움’이 수상했다. 폴란드 출신 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은 ‘콜드워’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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