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틱은 이날 홈페이지에 ‘한국 대통령 특보가 미국과 동맹관계를 벗어나길 원한다’는 제목의 글을 싣고 이같이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문 특보와의 인터뷰는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대한 강경발언을 쏟아내기 이전에 이뤄졌다.
문 특보는 인터뷰에서 현재의 한·미동맹이 장기적으로 다자안보협력체제로 전환해 나가길 희망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단기 혹은 중기적으로는 우리가 (한·미)동맹에 의존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장기적으로는 동맹체제에서 일정한 형태의 다자안보협력체제 형태로 전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동맹에 대한 소신도 드러냈다. 그는 “국제관계의 매우 부자연스러운 상태”라며 “내게 있어 최선의 것은 실제로 동맹을 없애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동북아의 안보공동체가 건설될 경우를 상정했다. 문 특보는 “(그리 되면) 우리는 중국도, 미국도 편들 필요가 없다”며 “우리는 두 강대국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며, 평화와 안정 및 번영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이어 “북한과 같은 공동의 적이 없다면, 그때는 우리가 동북아의 새로운 (다자)안보구조 구축에 더 주도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동맹체제에 변화가 일어난다면 한반도가 지정학적 굴레 혹은 덫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는 장기적인 남북의 통일 시나리오도 가정했다. 그는 “그때 우리는 미국 편을 들고 중국을 견제하는 세력권에 합류할 것인지, 아니면 중국 쪽에 가담해 미국과의 관계에서 떠날 수 있는지, 아니면 우리 홀로 설지를 놓고 매우 어려운 선택의 시기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틀랜틱은 문 특보의 이러한 발언과 관련해 동맹의 부담을 강조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흡사하다고 평가했다.
문 특보는 그러면서도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18일 강원대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도 “주한미군 철수를 촉구했다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며 “중단기적으로 한·미동맹이 필수적이고 주한미군 주둔도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격 강연에 앞서 이날 논란이 된 애틀랜틱 인터뷰 내용을 언급하며 적극 해명했다. “일각에서 저를 한·미동맹 반대론자에다가 철수론자라고 부각해서 상당히 곤혹스럽다”고도 했다.
그러나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문 특보 해임을 촉구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 현직 외교안보특보의 입에서 나왔다는 게 믿어지시는가”라며 “마이동풍으로 느껴지지만 다시 한번 촉구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문정인씨를 즉각 해임하고 그의 ‘동맹해체’ 발언에 대해 해명하라”고 밝혔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