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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학대받던 아이는 학대하는 부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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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18 18:37:35 수정 : 2018-05-29 14: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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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가해자로… ‘가정폭력 대물림’ 증명됐다 /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첫 규명 / 가해자 89.5%가 아동학대 등 경험 / 전문가 “성인 대상 교육 늘려야”
어린 시절 아동학대를 심하게 당할수록 성인이 되어 자녀를 학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정폭력이 대물림되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 경험은 아동학대뿐 아니라 배우자와 노부모 학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생애주기별 학대경험의 상호관계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기에 학대와 폭력 등 부정적 경험을 한 성인 중 41.6%가 자녀를 학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청소년(만 18세 미만) 자녀를 둔 성인(19∼59세) 4008명을 대상으로 생애주기 학대와 폭력 경험에 관해 심층조사한 결과로 사회적 통설로만 존재했던 ‘학대의 대물림’을 학술적으로 처음 규명한 것이다.
연구 결과 과거 부정적 경험 강도를 13단계로 구분해 살펴본 결과 최저인 0점인 경우는 자녀를 학대하는 비율이 16.2%에 그쳤지만 7점 이상에서는 67.1%로 4배 이상 높았다.

아동학대 피경험은 가정폭력과 연관성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때 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는 성인의 경우 배우자를 폭행하는 비율이 35.1%인 반면 아동 때 학대를 경험하지 않은 성인 가운데 배우자를 폭행하는 비율은 14.2%였다. 가정폭력 가해 경험이 있는 성인의 89.5%가 아동기에 학대 피경험 등 부정적인 사건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아동기의 부정적 경험도가 0점인 성인 중 친부모를 학대하는 경우는 4.7%였지만 7점 이상인 경우는 41.4%로 늘었다.

전체 조사 대상 중 어린 시절 부정적 경험이 있는 비율은 78.9%였다. 이는 미국(60%)과 영국(46.4%), 동유럽 8개국(50%), 베트남(76%) 등보다 높은 것이다.

아동학대 등 부정적 경험은 성인이 돼서도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복무 경험자 3명 중 2명(65.3%)은 군대폭력을 당했고, 직장생활 경험자 4명 중 1명(25.7%)은 직장폭력을 당했다고 각각 답했다.

연구진은 “성인기의 부정적 경험은 삶의 만족도와 자존감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우울감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학대나 폭력이 만연해 있지만 그에 대한 의식은 부족한 실정이다. 조사자의 65.6%는 ‘체벌은 경우에 따라 허용될 수 있다’고 답했고, 실제로 41.6%는 ‘최근 1년 내에 아동학대를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류정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과거의 피해자가 새로운 가해자가 돼 학대 등 부정적 경험이 대물림되는 것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라며 “아동 발달단계에 맞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성인을 대상으로 한 혼전교육과 산전교육, 부모교육 등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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