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회담 무산 이후 북한 진의 파악에 주력하던 청와대로선 대화 재개의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다. 일단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최근 불거진 북한 비핵화에 대한 북·미 간 입장차를 적극 중재해 접점을 찾는 데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또 4·27 남북정상회담 후속조치의 차질 없는 이행을 재확인하고 북측이 연기한 남북 고위급회담의 조속한 재개도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장 |
북한의 일방적인 고위급회담 연기 통지 이후 북측 진의 파악에 주력했던 청와대는 NSC 논의 등을 거쳐 북·미 갈등을 적극 중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이를 위해 정 안보실장은 전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로 의견을 교환했다.
남북, 북·미 대화 국면이 급냉각하면서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은 다시 커지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NSC가 여러 채널을 통해 입장을 조율하겠다는 뜻은 대통령이 중재자로서 역할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빨간불 켜진 靑 17일 청와대가 보이는 서울 광화문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차량들이 멈춰서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
현재 정세에 대해 청와대는 북한이 꺼려하는 ‘리비아식 비핵화’라는 표현을 미국이 삼가기 시작하는 등 일단 협상구도 자체가 깨지는 최악의 상황으로 갈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 성명 이후 나오는 반응을 보면 북·미 양측이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해 보려는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북한도 대화를 하겠다는 기본적 자세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성준·유태영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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