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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까지 물고 늘어지는 北…文대통령 '중재' 시험대

입력 : 2018-05-17 22:01:38 수정 : 2018-05-21 17: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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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리선권 강경 발언’에 당혹 / 대화경색 책임 南에 돌리며 “철면피” “파렴치의 극치” 맹공 / 美, 비핵화 압박 수위 높이자 北 연일 우회적으로 불만 표출 / 정의용 실장 주재로 NSC 개최 / 文대통령, 22일 트럼프와 협의 / 北 태도·입장 충분히 전달할 듯
북한이 연이어 남북 대화 경색의 책임을 남측에 돌리자 청와대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북한은 지난 16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문·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담화에 이어 17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장 발언을 통해 남측에 남북 고위급회담 무산 책임을 돌렸기 때문이다. 북측이 미국에 이어 남한까지 물고 늘어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외교가 고비를 맞고 있다.

남북 고위급회담 무산 이후 북한 진의 파악에 주력하던 청와대로선 대화 재개의 부담이 더 커진 상황이다. 일단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최근 불거진 북한 비핵화에 대한 북·미 간 입장차를 적극 중재해 접점을 찾는 데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또 4·27 남북정상회담 후속조치의 차질 없는 이행을 재확인하고 북측이 연기한 남북 고위급회담의 조속한 재개도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장
청와대는 회의 결과 서면 브리핑에서 “다가오는 북·미 정상회담이 상호 존중의 정신하에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한·미 간과 남북 간에 여러 채널을 통해 긴밀히 입장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NSC는 또 고위급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북측과 다시 협의하고 다음주로 예정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참관, 6·15 공동행사 준비 등도 차질 없이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

북한의 일방적인 고위급회담 연기 통지 이후 북측 진의 파악에 주력했던 청와대는 NSC 논의 등을 거쳐 북·미 갈등을 적극 중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이를 위해 정 안보실장은 전날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로 의견을 교환했다.

남북, 북·미 대화 국면이 급냉각하면서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은 다시 커지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NSC가 여러 채널을 통해 입장을 조율하겠다는 뜻은 대통령이 중재자로서 역할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빨간불 켜진 靑 17일 청와대가 보이는 서울 광화문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차량들이 멈춰서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청와대는 이번 상황 수습을 위한 남북정상 통화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핫라인 통화를 통해 북측의 불만을 정확히 파악하고 오는 22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하는 가능성이 점쳐진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당장 22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가 파악한 북한의 입장과 태도를 충분히 전달하고, 반대로 북에 대해서도 미국의 견해를 충분히 전달해서 이견을 조정하고 접점을 넓힐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세에 대해 청와대는 북한이 꺼려하는 ‘리비아식 비핵화’라는 표현을 미국이 삼가기 시작하는 등 일단 협상구도 자체가 깨지는 최악의 상황으로 갈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 성명 이후 나오는 반응을 보면 북·미 양측이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이해해 보려는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를 갖추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북한도 대화를 하겠다는 기본적 자세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성준·유태영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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