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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죄의식 희미"… 남녀 불문 도 넘은 ‘몰카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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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16 19:03:12 수정 : 2018-05-16 20:4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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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 이번엔 男화장실 도촬 게시글 논란 / 망신 주려 학번 등 신상 함께 올려 / 고대·한양대 등 경찰 수사 의뢰 / 최근 7년 새 몰카범죄 5배 급증 / 아이들 ‘엄마몰카’ ‘선생몰카’까지 / “사회 만연하며 죄의식 희미해져” / 유포 땐 삭제 어려워… 대책 시급
‘OOO대 전자공학과 15학번 △△△ 화장실 몰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학가 남자화장실을 몰래 찍은 영상과 사진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과거 몰카 범죄가 삐뚤어진 성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은밀하게 유통되던 것과 달리, 남성들에게 모욕감을 주려는 의도로 소속과 실명을 거론하고 있어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남성 혐오 사이트 ‘워마드’를 살펴본 결과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 동안 남성들의 적나라한 모습을 담은 게시글이 20건가량 올려져 있다. 대부분 용변을 보고 있는 남성들 모습으로, 일부 게시글에선 피해자 얼굴과 함께 소속 대학과 나이 등 신상도 공개했다. 최근 논란이 된 남성 누드모델 몰카 사건 피의자 안모(25·여)씨도 이 사이트에 문제의 사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사이트에 언급된 각 대학 총학생회는 이날 긴급 회의를 소집하는 한편 고려대 등 일부 대학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학내 모든 화장실을 전수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양대 관계자도 “중대한 사안이라고 보고 학교 차원에서 강력 대응하기 위해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몰카 범죄의 경우 유포되면 피해자들의 피해 복구가 쉽지 않다. 전날 청와대도 “몰카 범죄는 피해자의 삶을 파괴하는 악성 범죄”라고 강조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몰카 범죄는 2011년 1353건에서 지난해 6470건으로 5배가량 늘었는데 급기야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선 이른바 ‘엄마 몰카’, ‘선생 몰카’까지 등장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아이들까지 몰카 범죄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몰카가 만연해졌다는 이야기”라며 “누군가를 몰래 찍는 것에 대한 죄의식이 거의 없어진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워마드 몰카 사태는 그간의 범죄와는 ‘결’이 조금 다르다고 본다. 여성이 아닌 남성을 대상으로 이뤄진 점, 성적 흥분보다는 욕설 유도가 목표인 점 등을 감안할 때 남성 혐오 등 일종의 ‘복수심’이 뒤섞여 있다는 분석이다. 이웅혁 건국대 교수(경찰학)는 “성범죄 일종으로 보이지만 내용을 보면 범죄 성격이 해코지 범죄의 형태”라며 “최근의 남녀 간 성대결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단 경찰은 온라인에 올라온 몰카의 진위를 확인할 방침이나 워마드의 경우 서버가 해외에 있어 유포자나 게시글 확인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끈질긴 수사 끝에 해외에 서버를 둔 ‘소라넷’을 폐쇄한 것처럼 경찰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뚜렷한 범죄 혐의가 포착된다면 해외에 서버가 있더라도 광고주에 대한 수사나 해외공조를 통한 서버업체 압수수색 요구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창수·김청윤 기자 wintero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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