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리비아식 해법에 대해 핵 프로그램을 포기했다가 정권이 붕괴한 사례로 보고 리비아 선례를 따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이번에 북·미 사전협상에서 미국 측이 다시 이 해법을 제시하자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볼턴 때문에?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가운데)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순직 공무원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
미국 정부의 대표적인 매파인 볼턴 보좌관은 최근 한반도 유화 분위기 속에서도 북한에 대한 리비아식 해법 적용, 미사일·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폐기, 북한 핵무기 폐기 후 미국 이전 등을 주장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착륙하는 F-22 한·미 공군 연합공중훈련 맥스 선더에 참가한 미국 공군 스텔스 전투기 F-22가 1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
북한은 담화를 통해 “우리는 이미 조선반도 비핵화 용의를 표명했고 이를 위하여서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과 핵위협 공갈을 끝장내는 것이 그 선결조건으로 된다는 데 대하여 수차례에 걸쳐 천명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에 기대를 걸고 경제건설을 해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 그런 거래를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대북 경제지원 약속보다 체제보장이 최우선 가치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착륙하는 F-22 한·미연합 공중전 훈련인 맥스 선더에 참가한 미국 공군 스텔스 전투기 F-22가 1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공군 제1전투비행단 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남북고위급 회담의 무기 연기 보도를 하면서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게 방치해 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지난 14일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 및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포럼 주최로 가진 강연 및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을 비난한 내용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김예진·김민서·박수찬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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