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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남자 기성용 “중원 넘보지마!”

입력 : 2018-05-16 21:05:00 수정 : 2018-05-16 21: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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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전 상대 스웨덴 ‘전원 해외파’ 엔트리 확정 / 화려하진 않지만 능동적 플레이 / 亞 최고 ‘중원사령탑’ 손색없어 / 대표팀 훈련기간 짧아 역할 막중 / 스웨덴 등번호 10번 포르스베리 / 개인기·드리블 탁월해 종횡무진 / 獨리그 최고 ‘찬스메이커’ 평가
기성용(왼쪽), 에밀 포르스베리
박지성(은퇴)과 스웨덴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LA 갤럭시)는 1981년생으로 만 37세 동갑내기다. 일찌감치 행정가의 길을 택한 박지성과 2016년 대표팀을 떠난 즐라탄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선수로 뛰는 모습을 볼 수 없다.
그런데 묘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대표팀에 자신의 후계자를 심어놓았다는 것. 박지성은 자신의 상징이었던 주장의 ‘노란 완장’을 기성용(28)에게 넘겼다. 즐라탄도 유난히 애착이 컸던 등번호 ‘10번’을 에밀 포르스베리(27·RB 라이프치히)에게 물려줬다. 한국은 오는 6월 18일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스웨덴과 격돌한다. 비록 플레이스타일은 다르지만 나란히 중원을 지키게 될 두 미드필더가 조별리그 판세를 좌우하게 된다.

16일 스웨덴 축구협회가 공개한 23명의 월드컵 엔트리는 전원 해외파로 구성돼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갖췄다. 빅토르 린델뢰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마르쿠스 베리(알 아인) 등 이름값으로 뒤지지 않는 선수가 많지만 그중에서 눈에 띄는 이가 포르스베리다. 스웨덴 축구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미드필더 3회 수상(2014·2016~2017)에 빛나는 그는 분데스리가 역대 최고의 ‘찬스 메이커’라 불릴 정도. 올 시즌은 부상 탓에 전반기 대부분을 날렸지만,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도움왕(19개)에 오르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개인기나 드리블도 탁월한 데다 경기당 10㎞를 가뿐히 뛰는 활동량으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빈다.

이브라히모비치가 대표팀 유니폼을 벗은 뒤엔 완전히 그의 시대가 열렸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2선 공격수 역할까지 겸하게 된 포르스베리는 월드컵 유럽 지역예선 프랑스와 벨라루스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의 본선행을 이끌었다. 게다가 포르스베리가 3대째 축구선수로 뛰는 ‘축구 가문’ 출신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어릴 때부터 축구공과 익숙한 덕분에 특유의 창의적인 공격 전개가 발군이다. 이날 한 행사에 참석한 박지성도 “스웨덴전에선 포르스베리를 조심해야 한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움직임이 좋다”고 조언했다.
물론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가입을 앞두고 있는 기성용 역시 쉽게 져 줄 생각은 없다. 한국의 ‘골잡이’ 손흥민(26·토트넘)은 지난 15일 월드컵 출전 기자회견에서 가장 호흡이 잘 맞는 선수를 묻는 말에 주저없이 기성용을 꼽았다. 그는 “기성용은 3선에서부터 좋은 패스를 많이 넣어준다. 경기 전 얘기를 많이 나눠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만큼 대표팀 중원을 오랜 기간 지휘한 기성용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특히 훈련 기간이 한 달 남짓으로 짧은 신태용호는 기성용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중앙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능력이 뛰어나 대표팀의 엉성한 조직력을 효과적으로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공을 어떤 타이밍에, 어떤 방향으로 보내느냐에 따라 경기 내용은 천차만별이다. 이런 점에서 플레이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능동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기성용은 아시아 최고의 ‘중원사령탑’이라 해도 손색없다는 평가다.
공교롭게도 양 팀은 F조 독일(FIFA랭킹 1위), 멕시코(15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라 16강 진출 전망을 낙관할 수 없다. 하지만 서로 “한국(스웨덴)만큼은 잡을 수 있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양 팀의 ‘동상이몽’이 어떤 결말로 이어질지 가리는 한판이 곧 펼쳐진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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