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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팀, 달팽이 간 '기억 이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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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15 10:24:59 수정 : 2018-05-15 10:2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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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이식하는 것은 공상과학소설 속에서나 등장하는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이러한 '기억 이식'이 실제로 이뤄졌다고 영국 BBC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은 14일 e뉴로(eNeuro)지에 게재한 연구 보고서에서 군소갯민숭달팽이(Aplysia californica)의 RNA(리보핵산)를 같은 종류의 다른 달팽이에게 주입함으로써 원래의 달팽이가 갖고 있던 기억을 RNA를 주입받은 다른 달팽이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RNA를 이식한 달팽이는 특정 자극에 대한 방어 행동을 보이도록 훈련을 받았으며, 이식받은 달팽이는 그러한 훈련을 전혀 받지 않았다. 그러나 훈련받은 달팽이의 RNA를 주입받은 달팽이는 마치 과거에 훈련을 받았던 것처럼 특정 자극이 주어지자 거의 같은 방어 행동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는 RNA 속에 기억이 저장되며 RNA를 다른 달팽이에게 주입함으로써 기억이 이식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RNA는 단백질의 조립이라든지 유전자가 좀더 일반적으로 나타나게 하는 등 생물학적 유기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고서를 대표 집필한 캘리포니아 대학의 데이비드 글랜즈먼 교수는 "이 같은 결과는 기억이 이식됐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장기 기억은 뇌의 시냅시스에 저장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런 하나는 수천개의 시냅시스를 갖고 있다. 글랜즈만 교수는 그러나 "기억이 시냅시스에 저장된다면 우리의 실험 결과를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군소갯민숭달팽이 중앙신경계통의 뉴런 수는 약 2만개로 1000억개에 달하는 인간에 비해 500만분의 1에 불과하지만 그 세포의 분자적 과정(molecular processes)는 인간과 매우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알츠하이머병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증상을 누그러뜨리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랜즈먼 교수는 이 같은 연구가 일생을 통해 축적된 기억을 이식하는 연구로 이어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기억 저장에 대해 좀더 정확하게 알게 될 수록 기억의 또다른 측면에 대해 조사할 수 있는 기회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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