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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줄기 뚫은 가왕의 음성… 잠실이 환호했다

입력 : 2018-05-13 21:23:44 수정 : 2018-05-14 08: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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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50주년 기념 콘서트 성료 / 악천후 불구 4만5000여명 모여 / ‘꿈’ ‘비련’ ‘바운스’ 등 명곡 열창 / 관객들 떼창하며 열광의 도가니 /세븐틴·이승기 출연 분위기 UP / “50년 오게 된 건 여러분 덕분” 12일 빗줄기가 끊임없이 내려쳤지만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은 조용필과 조용필을 사랑하는 팬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이날 올림픽주경기장에는 ‘가왕’ 조용필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하는 투어 ‘땡스 투 유’(Thanks to you)를 보려는 4만5000여명의 팬들이 자리했다. 그룹 동방신기의 최강창민, 가수 이승기 등 후배 가수들도 동석, 팬들과 함께 조용필의 열창에 맞춰 노래하고 춤췄다.

공연은 오후 7시30분에 시작됐다. 이날 새벽부터 내리던 비는 공연 중에도 그칠 줄 몰랐다. 조용필 콘서트는 2003년과 2005년에도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우중 콘서트로 열린 바 있다.

공연의 시작은 KBS2 ‘불후의 명곡’ 조용필 편 우승을 차지한 그룹 세븐틴이었다. 세븐틴은 자신들의 히트곡 ‘박수’ 무대를 선보인 뒤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불렀다. 이어 배우와 가수들의 50주년 콘서트 개최 축하 영상이 나온 뒤 8시쯤 조용필이 화려한 조명, 음악소리와 함께 등장했다.

흰색 재킷에 흰 바지, 흰 운동화, 회색 조끼 안에 흰색 셔츠를 입고 검정 선글라스를 쓴 그는 자신의 히트곡 ‘여행을 떠나요’와 ‘못 찾겠다 꾀꼬리’를 연달아 불렀다. 세차게 내리던 빗줄기는 조용필의 등장에 맞추기라도 한 듯 점점 줄어들었다. 공연장을 찾은 팬들은 ‘영원한 오빠’ 조용필의 노래를 함께 부르는 떼창을 이어나갔다.

지난 1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가왕’ 조용필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하는 투어 ‘땡스 투 유’(Thanks to you) 서울 공연이 열려 4만5000여 팬들이 함께 했다.
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제공
조용필은 “계속 날이 좋다가 왜 오늘 이렇게 비가 오냐. 반면 내일은 좋다고 한다”며 “여러분을 비 맞게 해서 미안하다”고 특유의 유머로 팬들에게 미안함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비 지겹다. 2003년에 이곳에서 단독 콘서트를 했을 때 공연 처음부터 끝까지 비가 왔다. 그런데도 한 분도 가지 않았다. 여러분도 함께 해달라”고 부탁했다. 또한 그는 “음악이 좋아서 취미로 시작한 게 평생을 하게 됐다”며 “여러분이 있어서 50년까지 오게 됐다. 감사하다”고 데뷔 50주년에 대한 마음을 밝혔다.

조용필은 ‘바람의 노래’ ‘그대를 사랑해’ ‘어제, 오늘, 그리고’ ‘자존심’을 연달아 열창했다. 특히 데뷔곡 ‘창밖의 여자’를 부를 때는 “제게는 잊을 수 없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자신의 히트곡뿐만 아니라 민요 ‘한오백년’과 ‘간양록’도 불렀다. 조용필은 “스태프와 함께 콘서트에서 부를 노래를 결정하는 데 보름 정도 걸렸다”며 “한오백년은 조금 전에 확정됐는데, 야외에서 하니까 (감정 전달이) 조금 그랬다”고 말했다.

열창하던 그는 조금 힘에 부치는 듯 숨을 골랐다. 마이크를 들고 팬들과 이야기를 나눴으며, ‘그 겨울의 찻집’ ‘서울 서울 서울’ ‘허공’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등을 1절 또는 하이라이트 부분만 부르며 목을 가다듬었다. 그는 “1988년에는 올림픽주경기장에 처음 올라 노래를 하나 불렀다. 2003년부터 제 콘서트를 했다”며 “여기는 야외이기 때문에 곡 선별도 힘들다. ‘어떻게 하면 즐겁게 해드릴까’란 생각이 컸다. 사실 50주년이 저도 처음이라서”라고 말해 팬들을 웃게 만들었다.

이어 그는 ‘돌아와요 부산항에’ ‘잊혀진 사랑’ ‘미지의 세계’ ‘헬로’(Hello)를 연달아 불렀다. ‘미지의 세계’를 부를 때는 무빙 스테이지를 이용해 올림픽주경기장 2층에 있는 팬들에게 다가갔다. 특히 ‘비련’의 ‘기도하는’을 부르는 부분에서는 팬들이 ‘오빠’라고 부르며 환호했으며, 이어진 ‘고추잠자리’ ‘단발머리’ 무대에서는 팬들이 함께 떼창했다.

열창을 하던 조용필은 공연 중간 팬들의 열기에 뜨거움을 느낀 듯 재킷을 벗고 노래했다. 하지만 계속된 빗줄기에 입김이 나올 정도로 기온이 떨어지자 다시 회색 외투를 걸쳤다. 그는 “올 들어 몸이 안 좋았었지만 ‘공연을 잘해야 한다’는 꿈이 있었다”며 “천생 저는 여러분하고 있어야 된다. 다른 가수들은 무대에 서면 긴장을 한다고 하는데 저는 안 그렇다. 너무 편하다. 평생 딴따라 가수인 것 같다”고 말했다.

‘킬리만자로의 표범’ ‘장미꽃 불을 켜요’ ‘나는 너 좋아’ ‘모나리자’를 부른 그는 ‘슬픈 베아트리체’로 50주년 서울 공연의 끝을 장식했다. ‘Thanks To You’라는 공연 제목만큼 조용필은 연신 “감사합니다”를 외쳤다. 앙코르를 외치는 팬들을 위해선 ‘꿈’ ‘친구여’ ‘바운스’(BOUNCE)를 선택, 마지막까지 팬들과 함께 공연을 즐겼다.

조용필은 이번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19일 대구 월드컵경기장, 6월 2일 광주 월드컵 경기장, 6월 9일 의정부 종합경기장 등에서 전국투어를 이어간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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